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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그룹, 지배구조 어떻길래 ‘풍산’ 매각설까지 …

3세 승계 0순위 미국 국적 장남 류성곤 … 방산사업 승계 걸림돌?

2026-03-05 10:16:21

풍산그룹 류진 회장_AI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풍산그룹 류진 회장_AI 생성 이미지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풍산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풍산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4일 IB 업계에 따르면 풍산그룹은 최근 글로벌 자문사와 로펌 등을 통해 풍산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매각 주관 업무는 외국계 IB인 라자드가 맡았고, 삼일회계법인이 실사를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거래는 지주사인 풍산홀딩스가 보유한 풍산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의 경영권 거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풍산홀딩스는 풍산 지분 약 3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3월 4일 종가 기준 풍산의 주가는 119,800원으로, 시가총액은 약 3조1400억원 수준이다.
잠재 인수 후보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현대로템, HD현대 등 방산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대기업들이 거론된다. 다만 일부 전략적 투자자들은 인수 제안을 검토한 뒤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풍산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해 진행되는 건은 전혀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공식 부인했다.

신동·방산 양축 … 매출은 7대3
1968년 류찬우 창업주가 설립한 풍산은 비철금속 소재 및 방산 전문 기업이다. 2008년 풍산홀딩스로부터 인적분할해 현재의 지주회사 체제를 갖췄다. 사업부는 크게 신동 부문과 방산 부문으로 나뉘며, 매출 비중은 신동이 약 70%, 방산이 약 30%를 차지한다.

신동 사업에서는 구리 및 구리 합금을 가공해 판, 대, 관, 봉 등을 생산한다. 방산 사업에서는 군용 탄약부터 스포츠용 탄약까지 생산하며, K9 자주포용 155㎜ 포탄과 K2 전차용 120㎜ 탄약 등을 만드는 국내 대표 탄약 제조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글로벌 방산 수요 확대에 따라 탄약 수출이 급증하면서 방산 부문 가치가 재평가받고 있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5조485억원(전년 대비 10.9% 증가), 영업이익은 2974억원(전년 대비 8.1% 감소)을 기록했다. 방산 부문 내수·수출 비중 변화와 미국 관세 정책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소폭 줄었으나, 2026년에는 방산 수출 회복과 구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매출 6조1090억원(+17.7%), 영업이익 3650억원(+12.3%)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풍산홀딩스를 꼭짓점으로 오너 지분 집중
풍산그룹의 지배 구조는 지주사인 풍산홀딩스를 정점으로 설계돼 있다. 풍산홀딩스가 상장사 풍산 지분 38.0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그 지주사의 지배권은 오너 일가에 집중돼 있다. 류진 회장이 풍산홀딩스 지분 37.61%를 들고 있고, 배우자 노혜경(헬렌 노) 씨가 5.41%, 장녀 류성왜 씨가 3.25%, 장남 류성곤(미국명 로이스 류) 씨가 2.4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전체 지분율은 48%를 넘는다.
이 구조에서 오너 일가는 풍산 주식을 직접 보유하는 대신 지주사 지분을 통해 방산 자회사인 풍산의 경영권을 간접 지배하는 방식을 유지해왔다. 실질적인 경영권은 지주사를 통해 행사되는 셈이다.

국적 포기가 부른 승계 딜레마…방산법이 발목 잡다
매각설의 핵심 배경으로 IB 업계가 지목하는 것은 오너 3세 승계 문제다. 류진 회장의 장남 류성곤 씨는 현재 풍산그룹이 1989년 미국 아이오와주에 설립한 미국 현지 생산 법인 PMX인더스트리에서 수석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철학과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로펌 밀뱅크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경력을 쌓고 2022년 4월 PMX인더스트리에 합류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미국 사업을 중심으로 경영 경험을 쌓는 차기 후계자 수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류성곤 씨가 2013년 모친과 함께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점이다. 22세에 국적을 포기한 것을 두고 병역 기피 의혹이 제기됐고, 방산 기업인 풍산의 후계자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방위산업 특별법은 방산 기업의 경영 지배권이 변동되는 경우 방위사업청 보안심의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한다. 외국인이 방산 기업 지분을 취득하거나 경영에 참여할 때도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른 별도 허가 절차가 필요하다. 지주사를 통한 간접 지배라 하더라도 방위산업체의 경영 지배권에 실질적 변화가 발생할 경우 정부 승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이 때문에 오너 일가가 지주사 지분을 자녀들에게 증여·상속하는 방식으로 우회 승계를 시도하더라도, 방산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 구조적 제약이 결국 매각 검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IB 업계의 시각이다.

방산·신동 분리 후 방산만 매각…다양한 구조 검토
류성곤 씨가 국적 문제로 방산 사업 승계가 어렵지만 신동 사업은 상대적으로 규제 장벽이 낮다는 점이 거래 구조 설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PMX인더스트리가 구리 가공을 주력으로 하는 신동 회사인 만큼, 풍산의 방산과 신동 사업을 물적분할로 분리한 뒤 방산 부문만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경우 류성곤 씨는 신동 사업 중심의 구조 내에서 경영 수업을 이어갈 수 있다.

이와 함께 풍산홀딩스가 보유한 풍산 전체 지분을 일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다. 아직 구체적인 거래 구조나 매각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향후 투자자 협의 과정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겹겹이 쌓인 지배구조 리스크…내부거래 논란까지
국적 문제와 별개로, 풍산그룹은 내부거래 비중 확대 논란도 안고 있다. 알파경제 보도에 따르면 풍산홀딩스는 2025년 매출 1559억원 중 999억원(약 64%)을 내부거래로 기록했다. 2022년 59.5%, 2023년 62.3%에서 해마다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풍산특수금속의 내부거래 비중도 2022년 27.5%에서 2025년에는 59.2%까지 치솟았다.

더불어 류진 회장 친인척이 운영하는 계열사 서창의 매출 93%가 내부거래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망에 들어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총수 일가 경영권 승계 과정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강력 제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배구조 리스크가 단순히 승계 문제에 그치지 않고 규제 리스크로까지 연결되는 구조인 셈이다.

'K방산 수혜주'로서 높아진 몸값…매각 시 시장 파장도 주목
풍산은 K방산 수출 확대 흐름에서 가장 큰 수혜를 누리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폴란드를 포함한 유럽권 K2 전차·K9 자주포 수출 계약 잇달아 체결되면서, 여기에 대응하는 120㎜·155㎜ 대구경 탄약 수주가 2026년에만 약 4000억원의 추가 매출을 가져올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방산 수출 규모는 2025년 3000억원대에서 2026년 4000억원대로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방산 수요 확대로 풍산의 기업 가치가 재평가되는 시점에 매각설이 부상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IB 업계에서는 방산·신동 사업의 분리 여부와 최종 매각 구조에 따라 잠재 인수자들의 관심도가 달라질 것으로 본다. 국내 주요 방산 그룹 입장에서는 탄약 생산 역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구리 소재 사업까지 흡수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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