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14일 한국경제학회·한국금융학회·외환시장운영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외환시장 환경 변화와 정책 과제'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해외투자 확대하면서도 환헤지는 오히려 축소
강 교수는 "국민연금은 그동안 해외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왔지만, 여전히 주요국 연기금에 비해 자국 편향이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포트폴리오 분산 측면에서 해외투자를 더욱 늘려야 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환헤지 정책이다. 국민연금은 2007년 해외투자 환헤지 정책을 도입했으나, 이후 헤지 비율을 점진적으로 축소해왔다. 2009년에는 해외 주식과 대체투자의 최소 헤지 비율을 0%로 낮췄고, 2015년에는 해외채권의 최소 헤지 비율도 0%로 조정했다.
환헤지는 미래 적용 환율을 미리 고정해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이는 전략이다. 해외투자가 늘어나는 만큼 환율 변동 리스크도 커지는데, 오히려 이를 관리하는 수단을 약화시켜온 셈이다.
강 교수는 해외투자 확대 과정에서 환율 변동이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이 기금 수익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를 완화하기 위한 관리 수단으로 환헤지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국민연금 기금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환헤지 정책 설계를 주문했다. 기금 적립기와 감소기에 각각 다른 환율 압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적립기와 감소기 모두에서 환율 변동이 기금 운용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이러한 양방향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생애주기를 고려한 환헤지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강 교수는 또한 선물환, 통화옵션, 외환 차입, 외화채권 발행 등 다양한 환헤지 수단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일 수단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시장 상황과 기금의 필요에 따라 여러 헤지 도구를 적절히 조합해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각 수단은 비용 구조와 헤지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날 심포지엄은 최근 외환시장의 환경 변화와 이에 따른 정책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민연금과 같은 대형 기관투자자의 해외투자 확대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체계적인 환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향후 고령화 심화로 해외투자 비중을 계속 늘려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환헤지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으면, 환율 변동으로 인한 수익률 저하는 물론 국내 외환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정책 재정비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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