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이 한화시스템 사업장을 직접 찾아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제주우주센터가 한화그룹 우주사업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지 보여주는 방증이다. 우주사업을 총괄하는 김동관 부회장(장남)도 함께 동행하면서 세대를 넘어 우주사업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국내 최대 민간 위성 생산 거점의 완성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 위치한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는 지난해 12월 완공된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위성 생산시설이다. 축구장 4개 크기에 달하는 3만㎡(약 9,075평) 부지에 연면적 1만 1,400㎡(약 3,450평) 규모의 건물이 약 20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탄생했으며, 한화시스템은 1,000억 원을 투자했다.
제주우주센터의 생산능력은 월 8기, 연간 최대 100기의 위성을 제조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지구 관측에 활용되는 합성개구레이다(SAR, 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 등의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한화시스템은 이곳을 중심으로 위성 개발·생산·발사·관제 및 AI 위성 영상분석 서비스까지 위성산업 전반에 걸친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주는 도전 멈추지 않는 자에게만 길 내어준다"
김 회장은 제주우주센터 방명록에 "어려워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가는 것, 그것이 한화의 사명입니다. 제주우주센터와 함께 대한민국을 지키는 대표 기업으로 우뚝 섭시다"라고 친필로 적으면서 우주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방진복을 착용하고 시설을 둘러본 김 회장은 진공상태, 극저온(영하 180℃), 극고온(150℃) 환경을 모사한 우주환경 시험장과 고출력 전자기파 환경에서 안전성을 검증하는 전자파 시험장을 직접 확인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해상도 15cm급 VLEO(Very Low Earth Orbit) UHR(Ultra High Resolution) SAR 위성의 실물 모형도 살펴봤다.
40년 신념이 누리호 4차로 결실을 맺다
1989년 정부가 항공우주연구소를 설립하자 한화는 2년 뒤 민간 기업 최초로 항공우주 전용 공장과 연구소를 설립했다. 1993년에는 과학 로켓 'KSR-1' 발사에 고체 추진 로켓 기술을 지원했고, 2002년 시작한 한국 첫 발사체 '나로호'가 실패했을 때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다시 도전하라"며 지원을 약속했다. 2013년 1월 나로호가 발사에 성공하면서 한국은 세계 11번째로 1t급 위성을 자력 발사한 국가가 됐다.
2015년에는 항공엔진과 우주사업이 주력인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과 전자·통신 방산업체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를 인수하면서 우주사업에 본격 참여했다. 지난해 11월 한화의 40년 신념은 마침내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
세대를 이은 우주 도전, 2021년 '스페이스 허브' 출범
김 회장의 우주에 대한 열망은 아들인 김동관 부회장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김 부회장은 우주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21년 그룹의 우주산업 전반을 지휘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켰다. 당시 그는 "누군가는 반드시 우주로 가야 한다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한화가 하겠다"며 "엔지니어들과 함께 우주로 가는 지름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스페이스 허브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발사체 엔진, 한화시스템·쎄트렉아이의 위성체, ㈜한화의 고체연료 추진체, 한화디펜스의 발사대 사업을 하나로 통합한 조직이다. 이 같은 구조적 통합을 통해 한화는 우주산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제주우주센터,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가는 디딤돌
김 회장은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 하나하나가 대한민국을 세계 5대 우주 강국으로 끌어올리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제주우주센터는 단순한 사업장이 아니라 한화의 우주를 향한 원대한 꿈의 현재이자 미래"라며 "우주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자에게만 길을 내어준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최남단인 제주의 지리적 위치는 제주우주센터에 전략적 가치를 더한다. 최적의 위성 발사각도와 안정된 낙하 구역 확보가 가능해 위성의 생산과 발사 간 물리적 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우주센터가 제주를 비롯해 고흥, 순천, 창원 등 우주클러스터 지역사회와 함께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전진기지로 거듭나도록 힘차게 나아가자"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력 갖춘 차세대 위성 개발 진행 중
한화시스템은 현재 여러 단계의 위성 개발을 동시 진행하고 있다. 2023년 1m급 해상도 SAR 위성 발사에 성공한 뒤, 현재 50cm급과 25cm급 해상도 위성을 개발 중이다. 더 나아가 지구 상공 400km 이하의 초저궤도(VLEO)에서 15cm급 물체의 영상 촬영이 가능한 초고해상도 SAR 위성도 개발 중인 상황이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의미한다.
현장경営이 끝난 뒤 김 회장은 제주우주센터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선물을 전달했고, 임직원들은 새해 인사를 담은 카드를 건넸다. 이번 방문은 한화그룹의 경영진이 제주우주센터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우주산업이 한화의 미래 전략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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