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영 삼성증권 EV/모빌리티팀장은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로봇 액추에이터의 성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2005~2011년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확장기에 진행되었던 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로봇 액추에이터 사업으로 재현되는 시기"라고 분석했다.
당시 현대차와 기아가 중국, 인도, 미국, 유럽에 동시 진출하면서 현대모비스도 부품사 및 A/S 사업자로서 큰 수혜를 입었다. 여기에 전기차 부품 사업까지 시작하며 성장성이 부각됐던 시기다.
보스턴다이내믹스에 2027년부터 납품
현대모비스는 2027년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액추에이터를 납품할 예정이다. 액추에이터는 로봇 제조 원가의 60~7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현대모비스는 3세대 E-Atlas의 바디 액추에이터 31개 종을 개발 중이다.
삼성증권은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에 액추에이터, 센서, 배터리팩을 납품할 경우 휴머노이드 1만 대당 현대모비스의 납품 단가가 1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E-Atlas, Spot, Stretch 등 3개 모델을 합쳐 연간 약 3조8500억원, 2026~2030년 기간 동안 매년 약 963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의 핵심 부품 사업 진출 과정을 보면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2000년 내연기관차 제어 및 모듈 사업에 진출했을 때 제어 시스템은 자동차 원가의 56%를 차지했다. 2015년 전기차 배터리팩/구동/제어 사업에 진출하며 비중이 1012%로 증가했다.
2025년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 사업에 진출하면서 로봇 원가의 60~70%를 차지하게 됐다. 로봇 시장이 자동차의 10배 규모로 성장할 잠재력을 고려하면, 로봇 액추에이터 시장 규모는 자동차 제어 시스템 대비 100배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A/S 수요다. 로봇의 품질 보증 기간이 짧은 이유는 액추에이터 내 감속기의 내구성 때문이다. 현재 감속기의 내구 연한은 1만50002만 시간으로, 로봇이 상용화되면 23년마다 감속기를 교체해야 한다. 자동차의 엔진오일이나 와이퍼처럼 소모성 부품을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현대모비스의 2026년 매출액을 66조2000억원(전년비 8.4% 증가), 영업이익을 4조원(전년비 18.0% 증가)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률은 6.1%로 예상된다.
2026 CES가 변곡점
오는 2026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현대차그룹이 로봇 신모델과 투자 로드맵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3세대 E-Atlas가 공개되고, 생산 공장 및 훈련 센터 발표가 주가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블랙웰 GPU 5만 장을 구입해 2026년부터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 축적을 시작한다. 3세대 E-Atlas는 배터리 교환식으로 설계돼 2~3분 내 배터리 교체로 24시간 3교대 작업이 가능하며, 현대차 메타플랜트에서 개념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은영 팀장은 "현대모비스는 50년 이상의 자동차 및 부품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원가 경쟁력 달성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며 "그룹의 로봇 사업 확장이 뚜렷해지면서 현대모비스의 로봇 액추에이터 성장 잠재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단계에 있으며, 양산은 2027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HL만도의 로봇 액추에이터 사업 진출 선언도 현대모비스의 액추에이터 사업 가치를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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