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째 주(12월 3~9일) 통신업종 수익률은 1.3%로 코스피 수익률 3.7%를 크게 밑돌았다. 기관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순매수했지만 KT는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통신 3사 모두를 순매도하며 업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보안 사고가 연달아 터지면서 통신업계는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에 시달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일 AI 통화 앱 '익시오' 운영 과정에서 캐시 설정 오류로 36명의 통화정보가 다른 이용자 101명에게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민등록번호나 금융정보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는 포함되지 않았고 법적 신고 의무 대상도 아니었지만, LG유플러스는 즉각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자진 신고하고 복구 조치를 완료했다.
KT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해킹 사태 후속 조치로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당초 피해가 집중된 광명·금천 지역을 우선 대상으로 시작했던 이 서비스는 19일부터 수도권과 강원 지역으로, 내년 1월 3일부터는 전국으로 확대된다. 그러나 KT 무단 소액결제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경찰이 범행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의 신원을 특정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지만, 중국 소재 중국인이라는 점에서 신속한 검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 규모는 220명에 약 1억 4천만 원에 달한다.
이런 와중에도 통신업계는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4일 고성능 GPU 구독형 서비스 'K GPUaaS'의 첫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충북청주강소특구에 엔비디아의 GPU 'H100'을 월 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협력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기업과 기관의 GPU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KT의 차기 CEO 선정 작업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9일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새 대표이사 최종 면접 후보자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사장, 주형철 전 대통령실 경제보좌관, 홍원표 전 SK쉴더스 사장 3인을 선정했다. AI·보안·미디어 등 미래 전략 추진 역량, 조직 리더십 및 위기관리 능력, 지배구조 안정성 등을 집중 평가해 16일 최종 면접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특히 보안 전문가로 평가받는 홍원표 전 대표의 선정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내년 만료되는 주파수 재할당을 둘러싼 '쩐의 전쟁'도 재점화되고 있다. 통신 3사의 주파수 할당 시기별 경매가 차이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다시 불거진 것이다. 정부는 당시 합의를 기준으로 삼되, 5G SA 확산과 3G·LTE 자원의 중요도 하락을 고려해 재할당가 가격을 조정할 방침이다. 내년 만료되는 주파수는 800MHz, 900MHz, 1.8GHz, 2.1GHz 대역에서 총 370MHz폭으로, 세부 내용은 올해 안에 확정될 예정이다.
보안 이슈로 단기 주가가 흔들리고 있지만, 증권가는 통신주의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가 지난달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 현황이 순조롭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ROE 8~10%, 주주환원율 40~60%를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AI 인프라 352MW 규모를 기반으로 B2B 'AX' 영역에 진출하고, B2C에서는 AI 통화 앱 익시오의 가입자를 3분기 기준 67만 명까지 늘리며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부채비율은 3분기 119%로 2023년 말 130% 대비 개선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 주당배당금 650원을 유지하면서도 8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고, 내년에도 이익 성장에 따른 현금흐름을 감안할 때 추가 자사주 매입이 기대된다.
유안타증권 이승웅 애널리스트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이후 KT와 LG유플러스의 밸류에이션 개선이 확인되고 있다"며 "목표 달성을 위한 수익성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가 가시화된 것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26년에도 비핵심 자산 효율화, 사업구조 개선을 통한 수익성 제고, 그리고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등 강화된 주주환원이 기대된다"며 "기업가치 제고에 따른 중장기 밸류에이션 개선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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