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스퀘어 리서치센터(센터장 류강민)는 2일 '2025~2026 부동산 시장 종합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단기 가격 전망 대신 수요와 공급, 비용 구조의 근본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 투자자와 업계에 전략 재편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오피스: 2031년까지 CBD 중심 공실률 상승 예상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서울 오피스 시장은 수요와 비용, 임차인 이동 패턴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서울의 오피스 공실률은 중기적으로 6.5% 가량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형 신규 공급이 집중된 CBD(도심) 권역은 임대인이 실질 임대료 인하 없이 현 조건을 고수할 경우, 공실률이 일시적으로 두 자릿수까지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이는 CBD가 금융·문화·관광이 결합된 복합 업무지구로 재정의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구조 재편 단계로 평가된다. 반면 강남권(GBD)은 약 6%, 여의도(YBD)는 3%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공실률을 유지할 전망이다.
2025~2031년 서울에는 약 230만 평 규모의 오피스가 공급될 예정이며, 이 중 CBD에만 90만 평 이상이 집중돼 있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계획된 공급은 대부분 예정대로 시장에 나올 것"이라며 "경기 둔화로 오피스 고용 증가세가 예전만 못해 신규 수요 창출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는 특이한 현상이 관측됐다. 핵심 업무지구와 분당 권역의 신규 공급이 많지 않았음에도 공실이 늘어난 것이다. 과거에는 대규모 신규 공급이 약 2년의 시차를 두고 공실률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공급 요인보다 임대 수요 감소가 공실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임차인의 이동 패턴도 달라졌다. 2015~2023년에는 다수의 벤처·스타트업이 공유오피스를 통해 CBD·강남·여의도로 진입했고, 상위급 빌딩 공실이 빠르게 해소됐다. 그러나 2024년부터는 비용 절감 압력으로 CBD·강남·여의도에서 서울 기타 지역이나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하는 '다운그레이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물류센터 시장은 과거 공급 과잉 국면을 지나 입지 선별과 자동화, 교통비 절감이 핵심 키워드인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리서치센터는 2026년 물류센터 시장에 대해 공실률이 완만한 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기준 2025~2027년 예상되는 연평균 신규 공급량은 약 37만 평으로, 2024년 신규 공급(120만 평)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이 연간 120만 평 내외의 물류 면적을 계속 흡수한다면, 해마다 80만 평 가량의 기존 공실이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상온 물류센터 공실률은 2026년 약 12%, 2027년 9% 수준까지 낮아지고, 저온 물류센터 공실률도 2027년경 27% 수준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주택: 전월세 불안정 지속, 전세 구조가 핵심 변수
리서치센터는 "금리 하락이나 공급 확대 등 긍정 요인이 없다면, 내년 주택 매매가격은 불안정 속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전세·월세값은 다소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개선이 지연되면서 기업형 임대사업 활성화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류강민 센터장은 "전세 제도의 구조적 개선과 임대주택 공급 주체 다변화가 향후 주택 시장 안정의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임대주택의 약 85%를 개인 임대인이 소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40%대)·일본·독일(60%대) 등 주요국보다 훨씬 높은 비중이다. 개인이 임대를 공급할 경우 세금·금리·개인 사정에 따라 임대료와 계약 조건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세입자에게 높은 불안정성을 초래한다.
한국의 독특한 보증금(전세금) 제도도 시장 변수로 작용한다. 우리나라의 전세 보증금 규모는 월세의 40배를 웃돈다. 집주인은 전세 보증금을 투자 자본으로 활용하며, 세입자가 맡긴 보증금에 자기 자본과 대출을 더해 추가 주택을 매입(갭 투자)해 왔다.
데이터센터: 단기 공급 증가, 장기적으로는 공급 제약
데이터센터는 AI·클라우드 성장으로 수요세가 확실하지만, 단기적으로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를 앞지를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전력·인허가·환경 규제로 공급이 제약받는 구조다.
알스퀘어는 "개발 중인 데이터센터 물량 출하로 일시적 공급 과잉이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제약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은 2023년 대비 2029년 약 1.8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 핀테크 등 모든 디지털 서비스가 데이터센터를 필요로 해 장기 성장성은 확실하다. 다만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들이 완공되는 향후 5년간은 공급이 수요 증가 속도를 앞지르며 일시적 과잉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다양한 공급 제약이 시장을 안정세로 돌려놓을 전망이다. 2018년 건축법 시행령 개정 이후 데이터센터는 '방송통신시설' 용도로만 지을 수 있다. 2023년 이후에는 전력계통영향평가, 분산에너지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도권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 인허가가 크게 줄었다.
오피스텔: 매매 반사이익 제한적, 전월세는 대형 중심 상승
리서치센터는 "2026년 오피스텔 시장이 아파트 규제 강도에 따라 달라지되, '매매'와 '전월세' 시장은 엇갈린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10월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10.15 대책)에서 오피스텔에도 전매제한(1년)과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중과가 적용되면서 매매 시장의 반사효과는 제한될 전망이다. 반면 전월세 시장은 중대형 면적을 중심으로 상승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류강민 센터장은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과거 대비 안정성과 수익성이 낮아졌지만, 이는 건전한 시장 성숙 과정의 일환"이라며 "무리한 레버리지를 통한 자산가치 급등보다는 내실 있는 운용과 장기적 관점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 가격 전망에 휘둘리지 말고, 수요 구조와 입지 경쟁력 기반의 장기 전략을 세울 때"라고 조언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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