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은 27일 "코스피는 11월 초 단기 고점을 기록한 이후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주식시장 추세 회복을 가늠할 첫 번째 변수는 내년 1월 확인할 4분기 실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은 코스피에 던지는 두 가지 질문을 제시했다.
첫째는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모멘텀을 보일 수 있는가, 둘째는 해당 실적이 정체된 주가 흐름을 다시 상향 전환시킬 수 있는가다.
통상 4분기 실적은 반복적으로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해왔다. 연말 성과급 및 퇴직급여 등 비용 집중 구조, 보수적 회계 처리 및 빅배스(Big Bath) 관행, 환율 및 원자재 비용의 지연 반영 등이 주요 원인이다. 2021년 이후 4분기 실적 달성률 평균은 -22.3%에 그쳤다.
하지만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4분기 실적이 과거 패턴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노동길 애널리스트는 "중요한 것은 절대 수준이 아니라 계절 평균 대비 상회 여부"라며 "과거 사례에서 4분기 실적이 계절적 평균을 상회한 경우 결과적으로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했더라도 주가 측면에서 변곡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 요인으로는 네 가지를 꼽았다.
첫째, 반도체 현물 가격과 실적에 반영되는 평균판매단가(ASP) 간 1~2개 분기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현물 가격과 계약 가격 간 차이 때문에 반도체 이익 전환 속도가 반복적으로 과소평가된다는 것이다.
둘째, 환율 효과의 과소 반영이다. 매출은 달러 기준인 반면 비용 구조는 원화 기반이기 때문에 현재 국면은 J-Curve 효과가 본격화될 수 있는 환경이다.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구조적 이익 개선 요인으로 전환된다.
넷째, 수주 기반 산업의 이익 인식 지연이다. 주가는 수주 시점에서 반영된 관계로 이후 나타나는 실적 개선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익 추정치 상향 전환이 코스피 주가 변곡점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현재 10.2배로 팬데믹 이후 장기 평균 10.7배를 여전히 하회하고 있지만, 연초 8.1배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딥밸류의 PER 정상화는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내년 초 확인할 4분기 실적 시즌은 현실과 기대 사이의 갭이 한번 더 축소되는 분기"라며 "이익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높은 업종은 수출 비중이 높고 고정비 비율이 큰 제조업, 특히 반도체와 수주 기반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은 "지수 방향성 측면에서는 AI와 산업재 중심 서사를 실적이 뒷받침할 구간"이라며 "기간 혹은 가격 조정으로 과열을 완화한 코스피는 실적 발표를 계기로 다음 상승 추세를 기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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