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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s View] 퇴직연금 430조 시대, 우리은행이 뒤쳐질 수밖에 없는 이유

2025-11-04 13:22:15

[CP's View] 퇴직연금 430조 시대, 우리은행이 뒤쳐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금융권, 특히 은행에서 행원들이 선호하지 않는 부서가 몇 있다. 수많은 언론사 기자를 상대해야 하는 홍보실, 그리고 영업실적이 좋지 못한(좋아질 가능성 또한 낮은) 영업점 발령 등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인 특성에 따라 꺼려하는(솔직하게 '싫어하는') 부서가 있다. 그중 하나가 퇴직연금 관련 부서다.

이유는 명확하다.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단순하면서 실적이 바로바로 나타나는 일반 영업과 달리 퇴직연금은 여기저기 걸리는 게 많다. 일단 제도를 알아야 한다. 퇴직연금과 관련한 법률, 그리고 세무까지. 알아야 할 게 너무 많다. 더구나 세법은 해마다 바뀌기 때문에 자칫 놓치기 십상이다.
제도를 이해했다면, 다음으로 기획을 해야 하고, 컨설팅도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에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그리고 그걸 지원할 수 있는 오퍼레이터들도 필요하다. 단순히 '마케팅 귀재' 한 명 넣는다고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때문에 퇴직연금에 특화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5대 은행이 이런 점을 감안하지 않아 자칫 실기하는 오류를 범할 때가 있다. 한 퇴직연금 전문가는 "예전에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비교 대상이었고, 최근엔 하나은행이 퇴직연금 분야에서 잘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5대 은행 중에서 퇴직연금에 우리은행이 가장 뒤처지는데, 우리은행은 변변한 퇴직연금 전문가가 없다. 우리은행이 퇴직연금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퇴직연금 제도 도입 20년, 시장 규모는 430조원에 달한다. 이 정도 규모의 시장을 담당하려면 그에 걸맞은 전문성이 필요하다. 점점 규모가 커지는 퇴직연금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은행들은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전문가 없이 어떻게 430조 시장에서 싸우겠다는 건가. 퇴직연금은 이제 단순한 부수 사업이 아니다. 은행의 미래 먹거리이자 고객 평생 자산관리의 핵심 축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귀찮은 부서', '복잡한 업무'로만 치부한다면, 그 대가는 결국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돌아올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퇴직연금 전문가를 키우고, 이들에게 권한을 주고,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 마케팅 귀재 한 명으로는 안 된다. 제도·기획·컨설팅·시스템·오퍼레이팅을 아우르는 종합 전문가 그룹이 필요하다. 430조 시장의 주인공이 되느냐, 구경꾼으로 남느냐는 지금 이 순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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