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연에서 박규희는 클래식 기타의 원천인 스페인 작곡가들의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무대를 구성했다. 호아킨 로드리고의 '헤네랄리페 곁에서(Junto al Generalife)'를 시작으로 페르난도 소르의 '환상 엘레지, 작품 59', 페데리코 모레노 토로바의 '소나티나' 등이 1부를 장식한다.
휴식 후 이어지는 2부에서는 마누엘 데 파야의 '방앗간 주인의 춤'과 '마법의 원', '도깨비불의 노래', 엔리케 그라나도스의 '시적 왈츠 작품 43', 미구엘 로벳의 '스케르초 왈츠'와 '소르 주제에 의한 변주곡 작품 15' 등 스페인 음악의 진수를 들려줄 예정이다.
박규희는 현재까지 알함브라 콩쿠르를 포함해 9번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실력파 연주자다. 특히 권위 있는 벨기에 프렝탕 국제 기타 콩쿠르에서는 최초의 여성 우승자이자 최초의 아시아인 우승자로 기록되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2012년 뉴욕 카네기홀 데뷔 이후 그녀의 행보는 더욱 화려해졌다. 거장 세이지 오자와가 이끄는 오페라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도쿄 메트로폴리탄 교향악단, NHK교향악단 등 일본의 주요 오케스트라와 수십 차례 협연을 펼쳤다. 2022년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클래식 전문지 '음악의 친구(音楽の友)'가 선정하는 베스트 연주 10선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함께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누렸다.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데이비드 러셀은 "박규희는 그녀가 연주하는 모든 음에 흥분과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한 그녀의 기타는 음악에 빛을 더하고, 음악의 기쁨을 청중과 나누게 한다"고 극찬했다. 빈 국립음대 교수이자 기타리스트인 알바로 피에리 역시 "박규희는 진정한 음악가다. 그녀가 연주하면 손가락을 통해 소통의 기적이 일어난다"며 그녀의 연주력을 높이 평가했다.
박규희는 3세에 기타를 시작해 리여석을 사사한 후 예원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일본 도쿄음대를 거쳐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악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스페인 알리칸테 음악원에서 마스터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명기타제작자 다니엘 프리드리히가 2009년에 제작한 기타로 연주하고 있다.
공연장인 IBK기업은행챔버홀은 2011년 개관한 600석 규모의 실내악 전용 공연장으로, 무대 위 연주자들의 호연과 호흡이 객석까지 생생하게 전달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깊어가는 가을, 스페인의 이국적인 색채로 물든 박규희의 기타 선율은 그녀를 사랑해온 관객들에게 충만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에픽 신승윤 CP / kiss.sf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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