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작은 마을에서부터 대도시에 이르기 까지 어느 곳 한곳도 축제가 열리지않는 곳이 전혀 없을 정도로 온통 춤과 노래와 열정이 넘치는 젊음의 페스티벌 장으로 변해버려 온일본열도의 8월의 폭염을 축제의 열기로 날려 버리고 있다.
일본의 마츠리는 춤과 노래를 테마로한 축제가 많은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사랑을 받고있다.
삿포로의 “요사코이 마츠리”, 도쿠시마의 “아와오도리” 댄스축제가 바로 그것인데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춤 축제는 “도쿠시마 아와 오도리” 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특히 8월의 열리는 마쯔리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도쿠시마 현에서 열리는 아와오도리 이다. 도쿠시마현 최대의 전통 마쯔리인 아와오도리는 4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전통 축제이며, 현재 각지방의 중요 행사로 정착했음은 물론이고, 외국에서까지 공연 요청이 연중 쇄도하고 있으며, 브라질의 리우 데자네이루 카니발 이상으로 정열적 이라는 자체적 평가를 내릴 정도로 이곳 사람들의 자부심은 상당하다.
매년 8월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축제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로 가득해 도쿠시마 시내는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로 변한다. 작년 마쯔리에는 133만명의 관광객이 도쿠시마를 방문하였는데, 도쿠시마 현의 인구가 26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수치가 얼마나 큰 숫자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시내 중심지 일대를 무대로 저녁 6시무렵부터 마쯔리는 시작되며 밤 10시 30분까지 춤이 계속된다.
춤추는 장소는 주로 시내 중심공원이나 거리에 설치한 무대(춤추는 광장)와 길목광장 등, 7곳이다. 이밖에도 주변 지역 나루토시, 미요시시, 요시노가와시, 쓰루기쵸 등에서도 춤판이 열려 도쿠시마현의 여름밤은 춤의 열기로 휩싸인다. 8월을 장식하는 마쯔리 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은 분명하며, 동시에 일본 최대의 명절이자 연휴기간인 오봉과 겹치면서 많은 일본인들이 즐기는 최대의 마쯔리로 자리잡았다.
마지막 가설이 가장 신빙성 있는 가설인데, 1587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부하였던 하치스 가에마사(蜂須賀家政)가 도쿠시마 성을 지은 뒤 이를 자축하기 위해 신분과 격식을 무시하고 자유롭게 춤추며 놀게 한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다. 이후 400년동안 마쯔리가 지속적으로 발전되어 왔으며, 1930년 도쿠시마 현이 이 축제를 하나의 관광코스로 지정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 마쯔리에서 가장 특기할 만한 점이 있다면 바로 랜(連)이다. 랜(連)은 도쿠시마아와오도리에 참가하는 팀들을 일컫는데, 이 시기가 되면 도쿠시마현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1000여개 이상의 랜이 마쯔리 참가를 신청한다. 도쿠시마 현에만 등록되어 있는 랜만 900개 정도라고 하니, 전국적으로 보면 상당한 수의 랜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참가팀을 선발하기 위한 예선은 한 달 전부터 도쿠시마 현에서 개최된다. 예선시기부터 도쿠시마현은 축제분위기로 들끓어 오르기 시작한다. 한 달간의 예선기간이 지난 후, 선발된 20개의 랜은 도쿠시마 시내의 간선도로를 막고 설치한 무대에서 아와오도리 경연대회를 펼친다. 일본인 특유의 산뜻한 옷을 입은 참가자들은 단순한 리듬에 맞추어서 손동작을 위주로 한 아와오도리를 추면서 도로를 행진한다.
랜의 선두에 있는 리더는 전체적으로 랜을 조정하는 역할을 주도하고 있으며 주로 단원들은 유카타를 입은 채로 욕의 춤을 보여주고 있다. 춤은 때로는 용맹하게, 때로는 해학적으로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부채나 수건들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이한 점으로는 소녀들은 주로 남자 단원의 춤을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공식적인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랜의 남자 단원들의 허리춤에는 '효단'이라는 술병이 달려 있다. 장식용이 아니라 실제로 술을 마시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와오도리는 취무가 될 수 밖에 없다. 약간의 취기가 있는 상태에서 무릎을 굽히고 상체를 낮추어 손목을 날렵하게 꺾는 동작을 반복하기 때문에 단체 취권무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공식경연대회를 보기 위해서는 티켓을 구매해서 입장해야 한다.
한편, 공식적인 경연대회 이외에도 시장이나 골목, 냇가 어귀 등 다양한 곳에서 춤을 추는 랜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예선에서 탈락한 소속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와오도리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랜에 속하지 않는 춤꾼들도 이때 등장하여 자발적으로 춤을 보여주고, 다수의 관광객들은 보기도 하고 함께 춤을 추기도 하는 등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날 사용되는 악기들은 특색있는 6가지 악기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조합을 노리모노(鳴り物)로 부른다. 춤을 보여주는 랜의 뒤에서 등장하는 악기들은 무희들을 돋보이게 하는 역을 한다. 피리(요코후네), 샤미센(비파), 북(다이고), 꽹과리(가네)로 이루어지는 음악들은 2박자로, 템포가 상당히 빠르다. 꽹과리는 지휘자 역할을 수행하며 음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음색이 상대적으로 돋보인다.
주선율을 연주하는 피리는 6개의 음을 사용하며 기본 선율을 미묘하게 연주하여 드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제일 앞 줄에서 연주하는 샤미센은 주선율을 연주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도쿠시마 이외의 지역에서는 아와오도리 춤을 대표하는 선율을 연주하는 악기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본래는 주 선율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북은 저음으로 관객들에게 아와오도리의 시작을 알려준다. 최근에는 연주자를 구하기 어려운 관계로 샤미센은 노리모노(鳴り物)에서 제외하는 모습도 간간히 보인다.

도쿠시마아와오도리가 시작되면, 한적한 시골이었던 도쿠시마는 뜨겁게 달아오른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춤들은 규칙적이지만 자유로움을 보여준다. 공식적인 경연대회는 사실상 모든 참가자들이 즐기는 마쯔리의 한마당이고,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 역시 마쯔리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즐기면서 평소에는 느껴 볼 수 없었던 감정을 분출하게 된다.
도쿠시마아와오도리의 성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 마쯔리는 행정적으로도 체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의 전략적인 마쯔리 지원이 있었고, 이에 따른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회 결성 및 완벽한 홍보가 존재했다. 도쿠시마 현의 각종 랜들은 서로 자발적으로 만들어 졌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의 수준높은 공연들이 전략적으로 조합되어서 나타난 결과인 것이다. 단순히 역사가 오래되어서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다. 위와 같은 각 주체들의 치밀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리우 카니발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치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것 이다.
도쿠시마현의 전략적인 모습은 현재 축제의 모델이 부재한 우리에게 큰 해답을 안겨줄 수 있다. 좋은 축제는 자생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치밀한 전략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문화 상품인 것을 도쿠시마아와오도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저자 석현수
현)빅컬쳐엔터테인먼트 회장
전)중앙대학교 아트센터 예술감독/중앙대미래교육원 연기과 교수
전)NHK 엔터프라이즈 연출부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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