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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회장 '10년 뚝심' 열매 맺다. 효성중공업, 국내 최대 HVDC 공장 착공

에너지고속도로 핵심 축 ‘우뚝’

2025-07-31 15:32:38

조현준 회장 '10년 뚝심' 열매 맺다. 효성중공업, 국내 최대 HVDC 공장 착공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효성중공업이 미래 전력망의 핵심 기술인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압기 생산기지 구축에 본격 착수하며 국내 전력산업 생태계 변화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30일 경남 창원공장에서 열린 HVDC 변압기 공장 신축 기공식은 단순한 공장 건설을 넘어 대한민국 전력기술 자립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대장정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운 효성 부회장을 비롯해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허성무·김종양·최형두 국회의원 등 주요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해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체감케 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바로 '전압형 HVDC 핵심 기술 국산화'에 있다. 그동안 GE, 지멘스, 히타치 등 해외 전력기기 업체들이 독점해온 이 기술을 효성중공업이 독자 개발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시장 판도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창원공장 내 부지 약 2만9600㎡에 2027년 7월 완공을 목표로 국내 최대의 전압형 HVDC 변압기 전용공장을 건설한다. 공장 신축에만 2540억원을 투입하고, HVDC의 핵심 설비인 '대용량 전압형 컨버터 시스템' 제작시설 증축, 연구개발 과제 수행 등을 포함해 향후 2년간 총 3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HVDC는 기존 초고압교류송전(HVAC) 대비 먼 거리까지 전력손실을 최소화하며 송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특히 효성중공업이 보유한 전압형 HVDC 기술은 실시간 양방향 전력 제어가 가능하고 전력계통 안정화에 유리해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한 재생에너지 연계에 최적화되어 있다.
글로벌 독점기술에 도전장을 내민 효성

효성중공업의 HVDC 기술 국산화 성공 뒤에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 2010년대 글로벌 전력시장이 위축되며 효성중공업이 적자를 기록하고 '돈 먹는 하마'라는 비웃음을 받았던 시기에도 조 회장은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조 회장은 평소 "중공업의 모든 분야가 중요하지만 HVDC가 특히 제일 중요하고 세계 1등이 돼야 한다"며 "우리는 어떤 회사보다 저력이 있기에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그 결과 효성중공업은 2017년부터 HVDC 개발에 착수해 총 10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국내 최초로 200MW급 전압형 HVDC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완전한 독자기술로서 해외 의존도를 크게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효성중공업 HVDC 변압기공장 기공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효성중공업 HVDC 변압기공장 기공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효성중공업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의 핵심 파트너
효성중공업의 HVDC 기술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2030년까지 20GW 규모의 남서해안 해상풍력을 해상 전력망을 통해 주요 산업지대로 송전하는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 공약했으며, "2040년 완공 목표로 U자형 한반도 에너지고속도로 건설을 시작해 한반도 전역에 해상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는 11조원을 들여 2030년까지 서해 밑에 총 1070km 길이의 해저 HVDC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호남권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는 것이 목표다. 한국전력공사는 기존에 해당 사업을 2038년까지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2030년으로 앞당겨진 상황이다.

이 사업에서 전압형 HVDC는 필수 기술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고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장거리 송전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압형 HVDC 기술을 보유한 효성중공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효성중공업 HVDC 변압기 공장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공장 조감도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상운 효성 부회장,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효성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효성중공업 HVDC 변압기 공장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공장 조감도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상운 효성 부회장,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효성중공업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HVDC 시장

글로벌 HVDC 시장은 재생에너지 확산과 에너지 전환 가속화로 급성장하고 있다. 인도 시장조사기관 더비즈니스리서치컴퍼니에 따르면 세계 HVDC 시장은 2024년 118억9000만 달러(약 16조9300억원)로 전년 대비 11.7% 성장할 전망이며, 2028년까지 매년 10.5% 커지며 177억3000만 달러(약 25조2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시장조사기관들도 유사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Fortune Business Insights는 글로벌 HVDC 송전 시스템 시장이 2023년 102억6000만 달러에서 2032년 220억1000만 달러로 CAGR 9.14%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Spherical Insights는 2033년까지 246억4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에서도 재생에너지 연계와 AI 산업 성장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으로 HVDC 시장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

'토털 솔루션' 제공사로 탈바꿈

신축 공장이 2028년 가동을 시작하면 효성중공업 창원공장 전체 변압기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약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효성중공업은 독자기술로 시스템 설계, 기자재(컨버터, 제어기, 변압기 등) 생산까지 가능한 국내 유일 HVDC 토털 솔루션 제공사가 될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200MW급 기술을 바탕으로 앞으로 2GW급 대용량 전압형 HVDC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수 해외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HVDC 시장에서 기술 국산화를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기공식에서 "그동안 해외업체들이 선점해온 전압형 HVDC 기술은 미래 송전망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 기술 국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효성중공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에너지 솔루션 리더로서 HVDC 기술 국산화를 선도해 'K-전력'의 위상을 떨칠 역량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성장 동력 부상하는 전력기기 사업

효성중공업의 HVDC 투자는 회사의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전력기기 수주 확대에 힘입어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실적에서 영업이익 16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627억원) 대비 162.2% 급증했다. 2분기 매출액은 1조525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938억원) 대비 27.8% 증가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고속도로 정책과 맞물리면서 효성중공업은 새정부 에너지 사업의 대표적인 수혜기업으로 꼽히며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발판으로 해외 프로젝트 진출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현재 협의 중인 해외 프로젝트를 포함해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10여 년간 묵묵히 기술 개발에 매진해온 조현준 회장의 뚝심과 효성중공업의 기술력이 결합해 만들어낸 HVDC 국산화 성공 스토리는 한국 전력산업이 해외 의존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되고 있다. 2027년 공장 완공과 함께 본격화될 효성중공업의 HVDC 사업이 'K-전력'의 위상을 어떻게 높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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