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SK온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7301640360379648439a4874112222163195.jpg&nmt=29)
4년째 반복되는 SK온 수혈의 한계
SK온은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된 이후 매년 막대한 손실을 기록해왔다. 지난해에만 1조12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51%로 LG에너지솔루션(99.23%)과 삼성SDI(89.02%)를 훨씬 웃돈다.
더욱 심각한 것은 SK온으로 인한 그룹 전체의 재무 부담이다. SK이노베이션의 부채는 SK온 출범 전인 2020년 23조396억원에서 2024년 말 70조8812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재무 악화는 신용등급 하락으로도 이어져, 무디스가 지난 3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에서 투자부적격등급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FI를 유치하건 모회사, 증권사들이 증자를 해주건 매년 상반기마다 돈이 바닥나는 패턴이 4년간 반복됐다"며 "SK온 차입금이 모회사 신용도까지 짓누르고 있는데 더 이상 돈 빌려줄 곳을 찾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SK엔무브
합병에 따라 SK온은 올해 자본 1조7000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8000억원의 즉각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기술적 시너지도 기대된다. SK엔무브의 액침냉각 기술은 SK온의 전기차 배터리와 ESS의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4조원 규모 대대적 자본 확충
SK이노베이션은 제3자 유상증자 2조원과 영구채 발행 7000억원, SK온의 제3자 유상증자 2조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유상증자 3000억원 등 5조원의 자본 확충을 추진한다. 여기에 올 연말까지 3조원의 추가 자본 확충을 통해 올해 총 8조원의 자본 도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합병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법 개정 등 시장 분위기가 급변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 계획대로 SK온과 SK엔무브를 각각 증시에 올리면 중복 상장에 대한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과정은 복잡하다. SK온에는 SK엔무브보다 더 많은 FI가 몰려 있다. 한국투자PE 컨소시엄과 MBK컨소시엄 합쳐서 투자 원금은 2조8000억원, SK이노베이션이 보장한 수익률은 연 복리 7.5% 수준이다. 이들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합병 성공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미국 배터리 가동률과 판매량 대폭 개선될 것”
그럼에도 SK온의 사업 전망은 점차 밝아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배터리 사업 전망에 대해 "관세 및 전기차 관련 정책 불확실성 지속에도 불구, 최근 완성차 업체들의 미국 내 현지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올해 미국 배터리 가동률과 판매량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3월 닛산자동차와 중형급 전기차 100만대 분인 99.4GWh 규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로부터 20GWh 신규 수주에 연이어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30년 2000억원 이상의 EBITDA 추가 창출로 사업 시너지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SK온은 이 같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2030년 EBITDA를 10조원 이상 창출하고, 부채 비율은 100% 미만으로 낮춘다는 전략 목표를 잡았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사업 재편을 넘어 한국 배터리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윤활유라는 전통 사업과 배터리라는 미래 성장 동력의 결합이 과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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