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증권 정희령 애널리스트는 최근 발간한 제약·바이오 섹터 보고서에서 "하반기 제약·바이오 대형주 투자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가 떠오른다"며 "트럼프 2기 지정학적 이슈와 비우호적 매크로 상황이 섹터 전반에 악영향인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커버리지 대형주 4사의 단기 마진율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상반기 제약·바이오 지수는 코스피 대비 약 15% 하락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부과 계획과 약가 인하 행정명령이 주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정 애널리스트는 "현재 발표된 정책들은 대상과 기준이 모호해 정치적 액션일 확률이 크다"며 "1기 행정부 시절 기준을 적용해도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투자 전략으로는 매크로 개선과 임상 모멘텀을 제시했다. 교보증권은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3회 인하를 전망하고 있으며, ESMO, AACR, ADA 등 주요 학회에서 국내 업체들의 임상 발표가 집중될 예정이다. 특히 CDMO 산업의 견조한 수요와 EGFR 변이 NSCLC 시장에서의 점유율 개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의약품 외주화 최대 수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산업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평가된다. 현재 5공장까지 총 78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32년까지 132만4000리터로 확장할 계획이다.
올해 1월 유럽 제약사와 2조원 규모, 작년 10월 아시아 제약사와 1조7000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수주 경쟁력을 입증했다. 1~3공장과 4공장 8만리터동은 풀가동 중이며, 나머지 4공장 램프업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바이오리액터 보유 비중이 높아 상업화 물량 수주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타 CDMO 피어 대비 연간 20~25% 탑라인 성장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있어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과 외주화 흐름의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목표주가 140만원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했다.
SK바이오팜은 의약품 관세 우려 이슈의 최대 타격 업체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는 메디케어 지출금액 상위 약물에 포함되지 않으며, 미국 내 생산시설 FDA 승인도 확보해둔 상태다.
3월 기준 엑스코프리 처방 데이터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시 4년만에 월별 처방건수 3만6000건을 달성했으며, 경쟁 신약 대비 높은 성장률을 시현 중이다.
유한양행, 레이저티닙의 타그리소 시장 침투 주목
유한양행의 핵심은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기존 타그리소 시장 대체 가능성이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국내 최초 항암제로, 타그리소 대비 약 1년 개선된 OS 데이터를 확보했다.
MARIPOSA 임상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단독 대비 12개월 이상의 생존기간 우위를 보였다. 36개월 전체 생존율도 60% vs 51%로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특히 TP53 변이, 간전이 등 고위험 환자군에서 더욱 뚜렷한 효과를 확인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아미반타맙 SC 제형 승인이 핵심 포인트"라며 "투약 편의성 개선으로 2030년 Peak 시장점유율 50% 수준을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신약가치 5조3000억원을 포함해 목표주가 15만원을 제시했다.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종료로 턴어라운드 시작
한미약품은 지난해 지속된 경영권 분쟁으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받았지만, 1분기 실적에서 회복 신호가 포착됐다. 매출 비중 25%를 차지하는 자회사 북경한미가 전분기 대비 28.9% 성장하며 턴어라운드를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다수의 R&D 모멘텀이 집중돼 있다. 6월 ADA에서 삼중작용제 비만치료제 HM15275의 임상 1상 결과가 발표되며, MSD에 기술이전한 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2b상도 연내 완료될 예정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경영권 분쟁 마무리에 따라 북경한미 영업망 안정화가 예상되며, 본격적인 매출 성장은 하반기로 전망된다"며 "MSD가 2025 JPM에서 키포인트로 언급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평가했다. 목표주가 36만원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