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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가 알케미랩 김한샘 대표

삼성∙미래에셋 RA는 ‘속빈강정’ … ”자사 ETF로 포트폴리오 구성 안돼”

2025-04-17 10:06:28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가 김한샘 알케미랩 대표이사. 이미지 확대보기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가 김한샘 알케미랩 대표이사.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이하 RA) 일임서비스를 출시하며 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 위주로 운용되던 퇴직연금이 실적배당형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신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8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퇴직연금 전용 RA 서비스 'M-ROBO'를 출시한다. 삼성자산운용은 14일 삼성증권에서 쿼터백자산운용과 공동 소유한 알고리즘 기반 RA 일임형자산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들은 AI 기반 알고리즘으로개인의 성향과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을 자동으로 운용한다.

정부가 RA 활용 IRP(개인형퇴직연금) 일임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하면서 지난달부터 투자사에 연금 투자 판단을 맡길 수 있게 됐다. 이런 변화 속에서 RA 분야 전문가인 알케미랩의 김한샘 대표는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RA 서비스에 의문점을 제시한다.

시작부터 왜곡된 한국형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김한샘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전략본부와 두나무투자일임을 거친 RA 전문가다. 그는 "RA는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을 기반으로개인에게 최적화된 자산 배분을 자동화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의 베터먼트(Betterment)와 웰스프론트(WealthFront)는 RA 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들이다. 이들기업들은 RA의 ‘본질’에 충실했다. 펀드매니저들만 할 수 있다고 믿었던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을 RA를 통해 자동화하려는 것이었다.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은 1952년 미국의 경제학자 해리 마코비츠가 주장한 이론으로 핵심 요소는 분산투자다. 마코비츠는 투자자들이 고위험 고수익, 또는 저위험 저수익의 최적의조합을 선택함으로써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RA의 취지가 희석됐다고 지적한다. 그는 "지금은 피델리티자산운용이나 뱅가드자산운용 같은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시장에뛰어들어 자사 ETF나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식으로 변질됐다”며, “원래 RA의 장점은 개인에게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인데, 이제는 아무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RA 시장은 미국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김 대표는 설명한다. 그는 “한국에서는 RA를퀀트 투자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인들이 '한방에 훅 가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한국형 RA 1세대 기업은 두물머리, 파운트, 쿼터백 등이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사라지거나 다른 형태로 업태를 전환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는일임형 RA 비즈니스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한다.

자산운용사들이 RA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그는 "자산운용사내에 이미 퀀트 투자 부서가 있는데, 굳이 RA를 내세우는것은 일종의 리브랜딩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김 대표는 그럼에도 퇴직연금에 대한 RA 허용이 한국 일임운용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여전히 제도적 장벽은 존재한다. 그는 "RA 서비스를 하려면 증권사와 컨소시엄을 맺어야 하고, 테스트베드또한 통과해야 한다”고 전했다.
연 수익율 50~60%를 기록한 알케미랩의 RA, '쫄보(ZOLBO)'

알케미랩의 RA '쫄보' 수익률 그래프. 이미지 확대보기
알케미랩의 RA '쫄보' 수익률 그래프.


2018년 11월 창업한김 대표의 알케미랩은 그래서 대형 금융사와 협업을 당분간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대신 개인투자자들을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수익률은 상상 이상이다.

알케미랩의 첫 번째 RA '쫄보(ZOLBO)'는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에 사전적 리스크(미래의 불확실성) 개념을접목시킨 모델이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을 통해 미래 불확실성을 예측하고,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을 통해 불확실성을 수익으로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쫄보'라는 이름은 '겁쟁이', 즉 '겁을낼 줄 아는' 투자자를 의미한다. 컴퓨터 용어로는 '불확실성'이나 '공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수익률은 ‘공포’스럽다. 프로토타입단계에서 연 수익률 60%, 샤프지수 1.95를 기록했기때문이다. 참고로, 샤프지수는 수익률을 위험(변동성)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숫자가높을수록 효율적인 투자라고 보면 된다.

알케미랩은 '쫄보 프로토타입'에이어 2024년 11월 '쫄보베타'를 출시했다. 쫄보 베타’ 또한 연 수익률 50%, 샤프지수 2.1을 기록하며 관심을 모았다. 투자 대상은 암호화폐이며, 경우에 따라 선물이나 레버리지 전략도 사용했다.

김 대표는 “이 모든 노력이 소액 투자자를 위한 서비스 개발”이라고 말한다. ‘쫄보 베타’ 또한소액 투자자를 위한 것으로, 초기 목표는 10만원짜리 계좌를운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자산배분을 위해서는 최소 100만원의투자금이 필요했다.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위해서는 1천만원정도가 필요했다.

실제 서비스 중인 ‘쫄보 베타’는벤치마크인 월 2.5%를 크게 웃도는 3개월 26.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트럼프 효과로 인한 시장 변동성 증가가 한 몫 했다"고 전했다. ‘쫄보 베타’는 6월, 모바일 앱 버전으로 출시돼 플레이스토어 등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쫄보 베타’에서 진일보한'쫄보’ 정식 버전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공지능학과ㆍ경제학과 교수들과 함께 개발 중인 ‘쫄보’ 정식 버전은 투자자 각자에게 맞춤형 AI를 배분하고, 그에 따라 개인별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진정한 RA의가치는 개인화된 포트폴리오 최적화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대표는 “1백만원짜리 계좌를 최적화해서 관리해주는 펀드매니저는 없다. 하지만 만약 최적화해서 관리한다면 월 3~4%의 수익률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쫄보’ 정식버전은 내년 하반기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개인화된 RA를 통해 소액 투자자도 전문적인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는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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