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분위기는 미래에셋 내부에서 중국 투자가 하나의 정책 기조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PB들은 고객들에게 중국 관련 투자 상품을 추천하는 빈도가 늘었고, 실제로 미래에셋이 최근 추천하는 ETF 상품 중에서도 중국 빅테크, 중국 전기차 관련 상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중국 심천,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메카
박현주 회장이 PB들에게 탐방을 권유하는 심천은 명실상부한 중국 테크 산업의 중심지다. 1980년대까지 인구 1만명의 어촌 마을이었던 심천은 현재 2,000만 명이 거주하는 거대 도시로 성장했으며,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본거지가 되었다.
심천을 대표하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먼저 텐센트(Tencent)가 있다. 위챗과 QQ로 시작해 현재는 게임, 전자상거래, 모바일 결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중 하나다.
세계 1위 드론 제조사 DJI(大疆創新)도 심천을 본거지를 두고 있다. 2006년 설립된 DJI는 현재 전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의 76%를 점유하며 '드론계의 애플'로 불린다. 매출의 85%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BYD(比亞迪)가 심천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5년 배터리 제조업체로 시작한 BYD는 현재 중국 전기차 시장 1위, 세계 전기차 시장 2위까지 올라섰다. 2022년부터는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심천에는 화웨이(Huawei)의 주요 연구개발 센터,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폭스콘의 공장 등이 위치해 있어 '중국의 실리콘밸리'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미래에셋의 중국 투자 추진은 상품 라인업에서도 확인된다. 대표적인 중국 관련 ETF로는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 ETF'가 있다. 이 상품은 2020년 12월 상장 이후 1년만에 순자산 3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ETF는 중국 전기차 테마 상위 20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BYD(14.1%), CATL(8.6%), 우시 리드(Wuxi Lead Intelligent Equipment, 8.6%), EVE에너지(8.3%) 등을 편입하고 있다.
이 외에도 'TIGER 차이나바이오테크 SOLACTIVE ETF', 'TIGER 한중반도체 ETF', 'TIGER 한중전기차 ETF' 등 중국 관련 테마 ETF들이 있다.
글로벌 투자 전략의 일환…리스크는 없나?
박현주 회장의 중국 투자 독려는 그의 오랜 글로벌 투자 철학과 맥을 같이 한다. 그는 과거 "한국 경제가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인 상황에서 한국에만 집중하는 것은 고객을 위한 최상의 전략이 아니다"라며 글로벌 분산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미래에셋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8년 중국 증권감독위원회로부터 적격외국인투자자(QFII) 인증을 국내 최초로 획득했고, 2018년에는 국내 최초로 중국 사모펀드 자격을 얻는 등 중국 시장 진출에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미중 무역갈등,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 규제 리스크 등 변수들도 만만치 않다. 중국 당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요동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쏠림이 90%에 이를 정도로 쏠리고 있다"며, "글로벌 자산배분전략의 일환으로 중국 기술주나 인도 소비재주에도 관심을 갖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현주 회장의 중국 투자 전략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그리고 이것이 미래에셋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금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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