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Company

‘이재노믹스’에 첫 화답한 LG디스플레이, 7000억 투자 OLED 경쟁력 강화

중국 견제 총력전

2025-06-05 15:48:41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이재노믹스’에 첫 화답한 LG디스플레이, 7000억 투자 OLED 경쟁력 강화이미지 확대보기
LG디스플레이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대규모 국내 투자를 발표하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 경쟁력 강화에 본격 나섰다. 거세지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맞서 기술 차별화와 원가 경쟁력 확보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정부 첫 대규모 투자 발표
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OLED 신기술 설비에 7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로 국내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이르면 다음 달 중 경기도·파주시 등과 국내 복귀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할 방침이다.

이번 투자는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8.5세대 LCD 공장 매각을 결정한 데 따른 국내 복귀 투자의 일환이다. 회사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국내 복귀 기업으로 선정돼, 최대 500억원(국비 200억원, 지방비 300억원)의 설비투자 보조금을 받을 예정이다. 이를 활용해 경기 파주공장 유휴면적 내에 OLED 설비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광저우 LCD 공장은 중국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CSOT(차이나스타)에 2조2466억원에 매각됐으며, LG디스플레이는 이 매각 대금을 OLED 시설투자, 연구개발, 운영비 등에 활용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 효율성 제고

LG디스플레이는 대규모 투자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5일 LG전자로부터 차입한 1조원을 만기 이전에 조기 상환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자금은 2023년 3월 OLED 사업 경쟁력 강화와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장기 차입한 것으로, 당초 만기일은 2026년 3월 30일이었다.

당초 만기까지 약 10개월이 남은 시점에서 이뤄진 이번 상환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금융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전체 재무구조에도 긍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최근 금리 하락 추세에 맞춰 고금리 차입금을 상환하고 저금리 차입으로 차환하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설비투자(CAPEX)를 현금 흐름 범위 내에서 조정하고, 운전자본 효율화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재무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매 분기 실적이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연간 이자비용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사진=연합뉴스


생산능력 조정과 원가 경쟁력 확보 과제
LG디스플레이의 OLED 생산능력은 최근 3년간 약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세대 글라스 기준 OLED 생산능력은 약 660만장으로, 3년 전인 2021년(920만장)과 비교하면 약 30% 줄어든 수준이다. 이는 2022년 코로나19 특수 이후 수요 급감이 장기화되면서 공장 가동률이 조정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고정비용 부담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은 크게 줄지 않은 반면, 생산능력은 감소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인건비는 약 9002억원으로 1년 전(8905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생산량이 줄어든 가운데 인건비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의 제약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OLED 공정은 산업 특성상 인건비와 전기료 등 고정비 비중이 큰데, 가동률이 낮아져도 이러한 비용은 그대로 투입되기 때문에 손익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회사는 보다 높은 매출총이익률 실현을 목표로 가동률을 극대화해 고정비를 더 많은 패널 생산량에 분산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OLED 중심의 사업 성과 확대와 함께 전사적으로 원가 절감 활동을 펼치고, 운영 효율화 활동도 집중하기로 했다.

중국 업체 추격에 맞선 기술 차별화 전략

중국 BOE, CSOT 등 중국 기업들은 LCD 시장을 장악한 뒤 지난해부터 한국이 선점해온 OLED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의 중소형 OLED 시장점유율(출하량)은 49%에 그쳐 사상 처음으로 중국(49.7%)에 역전당하기도 했다.

올해는 경쟁 환경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노트북, 스마트폰 등을 만드는 중국 IT기업들이 자국산 OLED를 채택하고 있는데다, 한중간 기술격차도 더 좁혀지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스마트폰 내 한국산 OLED 패널 사용 비중은 2021년 79%에서 지난해 16%로 크게 낮아졌다. 중국과 한국간 기술력 차이는 1~2년 차이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대응해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달 초 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기술 차별화 없이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미래기술에 대한 준비도 병행해 기술 리더십을 다시 굳건히 세우자"고 강조했다. A4용지 반쪽 분량의 짧은 메시지였지만 '기술'이라는 표현이 무려 16번이나 등장할 정도로 기술 차별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16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된 4세대 OLED 패널 기술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16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된 4세대 OLED 패널 기술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고성능 OLED 기술로 차별화 추진

LG디스플레이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탠덤 OLED 등 고성능 OLED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 개발로 우위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허정보 분석업체 페이턴트피아에 따르면 탠덤 OLED 분야에서 LG디스플레이의 미국 공개 특허수는 308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 미국, 중국 등 5개국 특허청에 출원된 LTPO OLED 특허 출원 건수도 649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초에는 가장 높은 휘도(밝기)인 4세대 OLED TV 패널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최대 휘도가 직전 세대 대비 33% 증가한 4000니트(1니트는 촛불 한 개의 밝기)를 달성한 것이다. 이를 통해 올해 연간 흑자 목표 달성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체질 개선을 통해 지난해 4분기 83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1년 만에 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장기적인 성장성을 가지고 있으며, OLED 패널 수출 증가가 이어질 경우 2025년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전방위 사업 다각화로 경쟁력 제고

회사는 중소형부터 모바일 등 OLED 전 사업군에서 제품을 다변화하고, 출하를 확대해 사업경쟁력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효율적인 생산 대응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정철동 사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OLED를 중심으로 기술과 원가를 지속적으로 혁신해 경쟁력을 높여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산업은 인건비나 감가상각비처럼 설비의 가동 여부와 상관없이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많다"며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도 원가 절감에 노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리스트바로가기

Pension Economy

epic-Who

epic-Company

epic-Money

epic-Life

epic-Highlight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