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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픽] 재계 新 혼맥을 연재하며

정략결혼에서 자유연예까지 재벌, ‘그들만의 리그’를 파헤친다

2025-04-14 15: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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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한국 재계의 혼인 관계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왔다. 과거 '정경유착'이 만연했던 시절, 재벌가 결혼은 단순한 '집안 경사'를 넘어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하는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재계 3·4세들의 결혼 풍속도는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때 대통령과 재벌가의 혼맥은 흔한 현상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벽산그룹, 풍산그룹과 인연을 맺었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포스코와, 노태우 전 대통령은 SK그룹과 사돈관계를 형성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효성그룹과 혼맥을 맺으며 정∙재계 유착의 오랜 관행을 이어갔다.

그러나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풍경은 크게 달라졌다. 최근 재계 3·4세들의 결혼은 정략적 계산보다 개인의 선택과 사랑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경향을 보인다. 삼성, 현대차, SK 등 주요 그룹의 후계자들은 부모 세대와 달리 자유연애를 통한 결혼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장녀 최윤정 씨는 2023년 일반 기업인과 결혼했으며,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자녀들 역시 부모 세대와 달리 재벌가가 아닌 일반 가정 출신의 배우자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 이재용 회장의 자녀들도 자신의 의지에 따라 배우자를 선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그들만의 리그'라는 특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의사, 법조인, 금융인 등 고소득 전문직과의 결혼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학 동문이나 비슷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이들과의 만남이 주를 이룬다.

다른 한편으로는 연예인, 방송인과의 결혼도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 정대선 현대BS&C 대표와 노현정 전 아나운서의 결합이 화제가 되었다.

경영학계의 한 전문가는 "해외 유학파가 많은 재계 3·4세들은 글로벌 시각과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갖추고 있어 결혼관 역시 이전 세대와 다르다"며 "그러나 여전히 특정 계층 내에서의 결혼이 주를 이루는 것은 한국사회의 계층 이동성이 제한적임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재계 혼맥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 자유연애의 추세가 더욱 강화될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집안'의 영향력이 작용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과거 정경유착의 도구로 활용되던 결혼의 정치적 의미는 상당 부분 퇴색했다는 점이다. 이제 재계 혼맥은 비즈니스 전략보다 개인의 행복과 선택에 더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혼맥은 단순한 개인사가 아닌, 사회 변화와 가치관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다. 과거 정략결혼에서 자유연애로, 폐쇄적인 혼맥에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혼맥으로 변화하고 있다. 혼맥을 통해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읽고,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디지털 경제콘텐츠 미디어 [글로벌 에픽]에서는 연중기획 시리즈의 하나로 ‘재계 新 혼맥’을 연재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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