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산업의 근간이 되는 첨단 전자부품, 전기차, 로봇 등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공급망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면서,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체 소재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 중심에 삼화전자의 ‘페라이트 코어’가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이라는 ‘비관세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특히 로봇, 전기차, 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 필수적인 네오디뮴(NdFeB) 자석 등의 희토류 소재는 공급 차질 시 전 세계 산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對중국 관세 인상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는 희토류 관련 품목의 수출 심사 강화로 맞서고 있어, 사실상 희토류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희토류에 의존하지 않는 페라이트(Ferrite) 코어 기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화전자는 국내 대표적인 페라이트 소재 전문 기업으로, 이미 전기차의 전력변환장치, 통신장비,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자사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페라이트 코어는 전자파를 억제하고 전력 효율을 높이는 자성 소재로, 희토류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스트 희토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삼화전자는 현대모비스와 공동으로 고효율 페라이트 코어 개발에 성공, 전기차용 OBC(온보드 차저)와 LDC(저전압 직류변환기)에 양산 공급 중이다. 해당 기술은 로봇 모듈에도 확대 적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로봇 산업의 비용 절감과 희토류 대체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킬 해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로봇 산업은 정밀 제어와 고성능 자성부품이 필수적이지만, 기존에는 고가의 희토류 영구자석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미중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과 가격 급등이 우려되면서, 다국적 로봇 기업들도 점차 비희토류 기반의 자성소재 채택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 소재 전문가는 “관세 전쟁이 단순한 수출입 장벽을 넘어서, 이제는 소재 전쟁, 특히 희토류 전쟁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라며 “그런 점에서 희토류 없이 대체 가능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향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증권팀 박진현 CP /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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