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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힘들길래∙∙∙애경, 모태기업 애경산업까지 파나

AK홀딩스 부채 4조원 ∙∙∙ 캐시카우 지분 64% 팔아 급한 불 끈다

2025-04-02 14:20:13

얼마나 힘들길래∙∙∙애경, 모태기업 애경산업까지 파나


올해 창립 71주년을 맞은 애경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해 모태기업인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 중이다. 재계 서열 62위(자산총액 약 7조1200억원)인 애경그룹은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핵심 계열사 애경산업의 경영권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이사는 4월 1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CEO 간담회를 열고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이 좋지 않았다"며 "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고 매각 검토를 공식 확인했다. 그러나 애경그룹은 2일 "애경산업 매각은 검토 중이며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전했다.

매각 대상은 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63.38%다. 4월 2일 기준 애경산업의 시가총액은 약 3600억원으로, 단순 지분가치는 약 2200억원에서 2400억원 수준이다. 투자은행(IB) 업계는 경영권 프리미엄과 자산가치를 합쳐 최종 매각가가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54년 '애경유지공업주식회사'로 출발한 애경산업은 애경그룹의 모태기업이자 핵심 수익원(캐시카우)이다. 생활용품 브랜드 '케라시스', '2080'과 화장품 브랜드 '루나' 등이 대표 상품이다. 애경산업의 2023년 매출은 67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68억원(또는 474억원)으로 전년 대비 23.5%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생활용품과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대 4이며, 매출 규모는 생활용품이 크지만 수익성은 화장품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그룹의 매각 검토 배경에는 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지주회사인 AK홀딩스의 총부채는 2023년 말 기준 약 4조원으로, 부채비율은 328.7%에 달한다. 이는 2020년(233.9%)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1년 내에 상환해야 할 단기 차입금(별도 기준)은 3155억원으로 불어난 반면, 보유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은 274억원에 불과하다.

AK홀딩스는 그동안 코로나19 기간 동안 어려움을 겪은 제주항공과 유통업 부진으로 침체에 빠진 AK플라자 등 계열사 지원을 위해 자회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왔다.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도 그룹 전체 유동성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캐시카우'로 불리던 제주항공은 2023년 매출 1조93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증가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799억원으로 전년 대비 52.9% 감소했다. 고환율의 영향을 받은 데다, 2023년 말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수만 건의 예약이 취소되며 LCC 업계 3위로 내려앉았다.

애경케미칼은 글로벌 경기 불황과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3년 매출은 1조6422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55억원에 그쳐 전년(450억원 또는 451억원) 대비 약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말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AK홀딩스, 애경산업, 애경케미칼, 제주항공 등 애경그룹 상장사 4곳의 주가가 모두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3.16%와 제주항공 지분 53.59% 대부분이 담보로 제공된 상태에서 주가가 더 하락할 경우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나 채권자의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매각과 함께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위치한 골프장 '중부CC' 등 비주력 사업도 정리하기로 했다. 중부CC는 애경케미칼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너 일가의 사실상 개인회사인 애경중부컨트리클럽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자산 매각을 통해 애경그룹은 약 6000억원대의 현금을 확보해 차입금 상환에 활용하고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재무구조 개선으로 자금 조달 비용을 줄이고 추가 투자 여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경산업이 업황을 크게 타지 않고 꾸준히 현금을 창출하는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어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애경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8~9배로, 사업구조가 비슷한 LG생활건강(PER 30배)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어 가격 메리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주력 사업인 애경산업을 매각한다는 점은 그룹의 재무적인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뜻"이라면서도 "매각으로 빠른 의사를 밝힘으로써 자금을 확보해 앞으로 위기 상황에 닿지 않게끔하는 선제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매각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항공(제주항공)과 화학(애경케미칼)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애경그룹은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며 잘 되는 분야를 육성해 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며 "(애경산업과) 유사 업종에 있는 기업들이 경쟁 구도를 완화시키는 차원에서 매각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애경산업 관계자는 "현재 그룹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전했다. 애경산업 매각 소식이 알려진 4월 2일 오전 11시 54분 기준 애경산업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5.59%(2330원) 오른 1만688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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