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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파만파 홈플 대란∙∙∙신영증권 형사고발 검토

“회생신청 직전 자금조달에 의구심”∙∙∙농협경제지주도 150억 물려

2025-03-11 11:21:54

홈플러스 사태를 야기한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
홈플러스 사태를 야기한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
홈플러스가 지난 달 4일,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시작된 파장이 납품업체를 넘어 금융권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신영증권 등 증권사들은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발생한 기업어음(CP)〮단기전환사채 등의 손실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집단 대응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 10일 있은 경과보고에는 주재자인 신영증권을 비롯해 SK증권, 하나증권 등 20여개사가 참석했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 기업어음과 유동화증권(ABSTB,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 발행 주관을 맡았다. 신영증권이 발행한 기업어음과 유동화증권은 하나증권 등 대형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된 것으로 파악된다.

신영증권이 혐의점을 두는 부분은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 사흘 전인 지난달 25일까지 유동화증권을 발행한 점이다. 신영증권이 형사고발까지 검토 중인 이유다.

이와 관련해 신영증권 관계자는 "MBK 측에서 비밀리에 만나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방문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때 금융 채무자들에게 피해를 줄 의향은 전혀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신영증권이 MBK를 상대로 사기 혐의로 형사고발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회생 신청 직전에도 자금 조달을 한 데 대해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형사고발을 비롯한 강경한 대응을 요청하는 기관도 있다"며 고발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다만, "고발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최우선으로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체 납품 제개했지만 영업 정상화까지 험난

그나마 다행인 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촉발된 협력사 이탈이 한 고비를 넘겼다는 점이다.

7일 식품업체 오뚜기에 이어 롯데웰푸드, 삼양식품은 일시 중단한 납품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전날 3천억원의 가용현금으로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순차적으로 재개한 데 따른 조치다.

오뚜기는 전날 납품을 중지했다가 이날 납품을 재개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금융 조치에 대한 협의가 이뤄져 정상적으로 물품을 납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 측은 오는 8일부터 다시 홈플러스에 납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오는 10일부터 납품을 재개할 계획이다.

롯데웰푸드와 삼양식품은 이날 홈플러스 측으로부터 지연된 대금을 지급받고 납품 재개를 결정했다.

다만 롯데칠성음료·동서식품·팔도 등은 아직 납품 정상화를 위해 홈플러스와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또한 신선식품을 공급하는 농협경제지주도 150억원 가량의 물품대급이 물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부터 납품을 중단한 LG전자는 5일까지 판매한 대금을 홈플러스가 지급해 기존에 구매한 고객에게는 정상적인 배송이 이뤄질 예정이다. 추후 출하 여부는 여전히 논의 중이다.

삼성전자도 이날 홈플러스 측과 현재까지 주문이 들어온 건을 놓고 제품 공급과 대금 납입에 대해 협의를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면밀히 살피며 추가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컨소시엄 구성 홈플러스 인수 MBK, 3년 적자에 손 놓아

홈플러스는 이마트에 이은 국내 2위의 대형마트다. 1997년 출범한 삼성물산 유통 부문의 할인점 사업이 모태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1999년 삼성물산이 영국 최대 유통업체인 테스코에 지분 49%를 매각하면서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되다, 2011년 테스코가 삼성물산이 보유하던 잔여 지분을 모두 매입하면서 100% 테스코 자회사가 됐다.

2014년 테스코가 분식회계 스캔들에 휘말리고, 실적 감소로 자금 압박에 시달리자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됐다. MBK파트너스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캐나다공무원연금, 테마섹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당시 MBK는 전체 인수 대금 중 4조3000억원을 인수 금융으로 활용했다.

홈플러스는 이후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성장과 코로나19, 소비 침체 장기화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그 결과 2023회계연도에 영업손실 1994억원, 당기순손실 5743억원을 기록했다. 3년 연속 적자였다. 지난해 11월 말 총차입금은 5조4620억원, 부채비율은 1408%에 달했다.

그 영향으로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되자 MBK파트너스는 '선제적으로 기업 정상화를 하겠다'며 지난달 4일 전격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해 법원에서 개시 결정을 받았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의 특성상 직원과 지역사회 등 관련 주체가 너무 많아 변동에 따라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회사가 정상화하는 것이 투자자 등 대다수에게 최선인 만큼 패닉 상황을 최대한 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MBK파트너스 경과

▲ 1997년 9월 - 삼성물산 유통부문, 대구 홈플러스 1호점 개점

▲ 1999년 3월 - 테스코, 삼성물산 유통부문 경영권 인수

▲ 2011년 6월 - 테스코, 홈플러스 지분 100% 확보

▲ 2015년 9월 - MBK파트너스, 홈플러스 지분 100% 인수

▲ 2016년 4월 - MBK파트너스, 일부 매장 매각 후 재임차 추진

▲ 2024년 6월 -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작업 돌입

▲ 2025년 3월 -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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