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의 인기는 출판산업 변화와 관계가 깊다. 신춘문예, 문예지 등단으로 작가가 됐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게 됐다. ‘언어의 온도’를 비롯한 크라우드 펀딩 성공 도서가 베스트셀러를 휩쓸면서 ‘작가’라는 직업의 문턱은 더욱 낮아졌다. 여기에 종이책보다 출판·유통이 쉬운 전자책의 인기가 매년 상승하면서 ‘독립 출판’에 관심을 갖는 독자가 늘었다.
나날이 높아지는 독립 출판의 인기와는 별개로 스스로의 힘으로 책을 내는 과정은 꽤나 복잡하다. 기획부터 제작, 교정교열, 인쇄, 제본, 유통까지 작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반면 관련 정보는 작은 책방이 진행하는 소규모 수업, 온라인 검색 정보가 전부다. 정확한 출판 정보를 찾는 예비 작가들이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에 주목하는 이유다.

독립 출판의 또 다른 문제는 비용이다. 출판사 등 투자처가 없어 작가가 출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책에 따라 다르지만 인쇄, 디자인 등에 최소 4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온라인 판매를 염두하고 있다면 도서번호인 ISBN을 직접 발급받아야 하며, 재고 관리 등에도 신경 써야 한다.
처음 글을 쓰는 작가 지망생이라면 ‘POD 출판’을 추천한다. POD 출판(Print-On-Demand Book Publishing)이란 책을 선제작하지 않고 주문에 따라 인쇄하는 맞춤형 소량 출판방식이다. 소비자 주문 이후 인쇄에 들어가기 때문에 초기 출판 비용이 들지 않는다. 당연히 재고로 인한 손실도 없다. 또한, 저자가 직접 책 가격을 정하는 독립출판과 달리 POD 출판은 출판사가 인쇄비, 제작 대행 수수료, 유통 수수료, 인세 등을 포함해 설정해줘 편리하다.
POD 출판은 원고 작성, 편집·교정, 플랫폼 등록, 유통·인쇄 4단계로 이뤄진다. 이때 작가는 원고 작성·수정·교정, 책 내·외부 디자인만 하면 된다. 책을 인쇄하고 유통하는 과정은 플랫폼이 대행해준다. ISBN 발급 등 기타 행정 절차도 플랫폼이 대행해주기 때문에 최소한의 노력으로 책을 만들 수 있다.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부크크는 현재까지 작가 1만 명 이상의 책을 출판했다. 특히 참고서, 교재 분야가 잘 팔린다. 경찰 경감 계급 승진 시험을 통과한 사람이 직접 쓴 책, 임용고시에 합격한 경험담을 엮은 책 등이 인기다. 기성 출판사가 선보이는 참고서·교재에서는 볼 수 없는 작가의 합격 노하우, 이야기가 부크크 책만의 매력이다.
POD 출판은 주문 확인 후 인쇄가 들어가기 때문에 발송까지 일주일 정도가 소요된다. 온라인 교보문고, YES24 등 온라인 서점에서만 유통된다는 점도 아쉽다. 그러나 초기 비용 없이 자신만의 글을 마음껏 써 내려갈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 출판을 고민하는 작가 꿈나무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차진희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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