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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시민기자단] 음식 소비문화

2022-12-14 18:36:00

[글로벌에픽 강은영 객원기자]
본 기사는 환경부에서 주최하고, 국가환경교육센터, 인하대 문화예술교육원, 글로벌에픽이 공동으로 주관한 ‘2022 환경작가 리더양성 교육과정’에서 나온 시민 환경작가의 기사입니다.
“애들아, 저녁 시켜 먹어.” 이 말은 워킹맘인 내가 저녁마다 가장 많이 하는 말 가운데 하나였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이 말을 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그 이유는 포장용기 때문이다.

수년 전만 해도 배달음식을 시키면 그릇을 찾아가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때만 해도 랩 정도가 신경이 쓰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수거하는 그릇 대신 플라스틱 용기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아마도 효용성 때문이리라. 코로나 이후에는 이것이 더 심해졌다.
이제 주말이면 배달시킨 포장용기를 버리는 것이 중요한 일상이 되었다. 배달을 줄이고 싶어도, 이미 코로나로 인해 외식문화가 배달문화로 대체된 지 오래다. 아이들조차 밖에 나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만 홀로 배달 쓰레기로 인한 죄책감에 시달릴 뿐이다. 해결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비단 배달만이 아니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밀키트’는 더욱 심각하다. 과대포장으로 인해 음식보다 더 많은 포장재가 부차적으로 따라온다. 이걸 알면서도 끊어내기란 쉽지 않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식재료는 시장이나 마트에서 구입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새벽배송’은 편리함과 시간단축에 효과적이다. 때문에 각 플랫폼의 마케팅이 속도전이 되면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포장이 과도해지는 것도 이 마케팅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음식보다 더 많은 쓰레기를 배송 받는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한국소비자 협회(2016)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세계 1위이다. 이미 한국은 플라스틱 소비대국이었다. 2022년 현재는 어떠한가? 배달문화로 인해 그 상황은 더 심각해졌을 것이 분명하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1년에 500만 톤이 넘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이 연간 8천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또한 2019년 기준 국내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평균 음식물 쓰레기는 1만 5999톤. 1년에 580만 톤이다. 문제는 각 가정과 식당에서 폐기되는 음식물 쓰레기의 약 13%가 보관만 하다가 버리는 식재료와 먹지 않은 음식물이라는 사실이다.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박성순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만든 음식의 25프로를 쓰레기로 버리고 있는데, 이것을 돈으로 환산하면 약 18조 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한편에서는 음식이 버려지고, 다른 한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린다. 이 전 지구적 모순은, 우리가 왜 음식소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버려지는 음식물로 음식소비의 문제는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빈곤을 악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환경파괴나 기후위기로 연결되면서 우리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
한국의 음식문화는 푸짐한 상차림과 국물을 즐기는 식문화를 가졌다. 특히 국물에는 염분이 많아 퇴비나 사료로도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따라서 음식물 쓰레기가 더 많은 편이다. 2005년 음식쓰레기매립이 전면 금지되고 2013년에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짜내 바다에 버리는 것도 금지했다. 그 처리문제가 또 하나의 환경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음식물자원화 바이오 처리기를 사용하거나 가정에서는 음식물 분쇄기를 사용하여 음식물 쓰레기의 부피를 줄이거나 퇴비 등으로 재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쓰레기 문제를 세 가지로 접근하는데 줄이거나(Reduce). 버려진 것을 재사용(Reuse)하거나, 재사용 안 되면 재활용(Recycle)하는 방법이다. 결국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풍요의 시대, 과잉생산과 과잉소비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어떤 현명한 음식소비를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한다. 수년 전부터 양심적인 세계시민들과 시민단체에서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시작했다. 생협운동이 이를 이끌었다. 실천 사례들을 보면 장바구니 이용, 물건 구입 시 용기 재활용, 개인 텀블러사용, 종이박스 사용 등이 있다. 지자체나 복지시설 등 다양한 곳에서 운영하는 공유냉장고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유 냉장고는, 누구든 자유롭게 음식과 식재료를 넣을 수 있고 필요한 사람이 무료로 가져가면 된다. 취약계층에게도 도움이 되며 음식물 폐기물까지 줄이는 좋은 아이디어이다.

2025년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사용 종료되면, 쓰레기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쓰레기와 함께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걸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20%만 줄여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연간 177만 톤 줄이고 승용차 47만대랑 맞먹고 소나무 3억 6천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문제의 해결을 내일로 미룰 수 없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이며, 기후 변화에 대처하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꿈꾸는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노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냉장고 다이어트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참고자료
"음식물쓰레기 과잉시대", YTN 사이언스.
"타일러의 지구를 지키는 20가지 제안", KBS.
[환경부×시민기자단] 음식 소비문화


강은영 글로벌에픽 객원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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