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기업 경쟁 … 3곳만 살아남다
이번 공모에는 통신업계의 대형사인 SK텔레콤·카카오·KT와 이스트소프트·엠케이디·제논 등 6개 사업자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통신 업체들이 거의 전부 참여한 것은 음성·메시징·포털 등 기존 고객 접점이 국민 AI의 배포 인프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과기정통부는 서면평가에서 AI 모델의 경쟁력과 인프라 운영 계획 등 기술 적합성을 검증한 뒤, 시제품 영상 시연을 포함한 발표평가에서 서비스 편의성·품질·안전성·생태계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따졌다.
선정된 3곳은 외산 AI에 대응할 범용 챗봇과 복잡한 신청 절차를 국민이 놓치지 않도록 돕는 공공 AI 에이전트, 스타트업 협업을 통한 특화 서비스를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네이버는 최종적으로 불참을 결정했다. 자체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쇼핑·지역·콘텐츠에 적용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와 협력 중인 'AI 팩토리' 구축 등 기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판단에서다.
SK텔레콤, 전화로 일을 대행하는 실행형 AI
SK텔레콤 컨소시엄이 내세운 핵심은 '실행형 AI'다. 사용자의 요청 한 번으로 계획 수립부터 실행, 결과 확인까지 처리한다.
스마트폰이 낯선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계층도 쓸 수 있도록 앱·웹뿐 아니라 전화·문자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검색으로 연락처를 확인한 뒤 AI가 전화를 대신 걸어주는 방식도 특징이다. 인터페이스가 없는 소상공인 매장이나 관공서와도 이 방식으로 연결한다.
SK브로드밴드·티맵모빌리티·신한카드·하나카드 등 19곳의 파트너기관이 참여하며, 건강·금융 분야 특화 서비스도 함께 선보인다.
카카오, 메신저와 전화 AI를 유기적으로 결합
카카오 컨소시엄은 국민 메신저를 주요 창구로 삼았다. 범용 챗봇과 AI 에이전트를 카카오톡과 전화 AI로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구조다.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올해 안에 전화 AI 서비스의 간소화 버전을 내놓은 뒤 단계적으로 범위를 확대한다. LG유플러스의 참여로 SK텔레콤, 카카오, KT가 이끄는 통신 3사가 모두 이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AI 에이전트 유통 플랫폼을 연계해 국내 AI 스타트업이 특화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고 시험·유통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루닛·서울대학교병원·신한은행·LG 계열사 등 14곳이 참여하며, 시니어케어·세무 등 생애주기별 특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KT, 정보 탐색부터 공공 서비스까지 한 대화에서 완결
KT 컨소시엄은 정보 탐색과 비교·판단부터 공공·특화 서비스 실행과 관리까지 하나의 대화 흐름에서 처리하는 통합 AI를 개발한다.
포털 다음의 검색·뉴스·콘텐츠는 물론 무신사·직방 같은 협력사 채널에도 AI 접점을 배치한다. KT 통신 채널과 인터넷TV 미디어도 모두의 AI와 연결한다. 이용자는 한 번의 대화로 상품 비교부터 구매, 배송까지 완결한다.
리벨리온·업스테이지·비씨카드·한국교육방송공사 등 16곳의 파트너기관이 참여하며, 교육·부동산 분야 특화 서비스를 붙인다.
정부의 투자와 일정, 연내 정식 출시를 목표로
정부는 선정된 3개 사업자에게 올해 그래픽처리장치 512장을 지원한다. 2027년부터는 전 국민 서비스 제공에 드는 비용을 정부 예산으로 대기로 했다.
각 사업자는 독자적인 AI 파운데이션(기반) 모델 기준에 맞는 국산 AI 모델을 50% 이상, 다른 국내 기업 모델도 30% 이상 활용해야 한다. 이는 국내 AI 생태계 육성을 병행한다는 정부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9월 중 3개 사업자와 협약을 맺고 실무협의체를 구성한다. 베타 서비스를 거쳐 연내 모두의 AI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협약과 함께 선정 사업자와의 실무협의는 물론 공공데이터 연계를 위한 관계부처 협의도 진행한다.
국민 AI 시대, 정부-기업이 함께 그리는 청사진
이번 프로젝트는 외산 AI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취약계층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의도를 담았다. 전화·문자로도 접근 가능한 설계는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국민도 포용한다는 전략이다.
통신 3사의 총출동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각 회사가 보유한 기존 고객 접점이 결국 AI를 모든 국민에게 전달하는 가장 현실적인 인프라라는 판단 때문이다. 스타트업 협업과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는 한발 더 나아가 국내 AI 생태계 전체의 성장을 목표로 한다.
9월 협약 이후 연내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AI가 단순한 질문 응답을 넘어 국민의 일상 업무까지 대행하는 시대가 정말 올 것인지, 그 첫 신호가 곧 나타날 예정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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