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지속 가능 디자인 분야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런 말이 반복된다. “가장 친환경적인 제품은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제품이다.” 새로운 친환경 제품을 계속 생산하는 것보다, 이미 만들어진 물건을 가능한 한 오래 사용하는 것이 자원 소비와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물건의 재구매보다 재사용을 위한 기능과 디자인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에코 디자인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친환경 소재도 중요하지만, 그 또한 일회용으로 소비된다면 생산과 폐기 과정의 또 다른 부담이 된다. 따라서 제품의 기획 단계에서 수리와 재사용이 가능한 디자인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제품이 사용자의 손을 떠난 이후에도 다시 쓰이고, 새로운 가치로 전환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에코 디자인의 지향점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순환 구조를 설계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과 AI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AI 기반 설계 시뮬레이션은 반복 사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마모나 피로를 예측해 제품의 내구성을 극대화한다. 또한 제품에 부착된 디지털 태그와 센서를 통해 제품의 사용 상태를 추적하고, 효율적인 회수와 재사용 관리를 돕기도 한다. 이러한 기술은 제품을 한 번 쓰고 버리는 구조에서 벗어나 여러 번 순환하며 사용하는 모델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에코디자인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소비 방식 역시 발을 맞춰야 한다. 물건을 사고 버리는 소유 중심의 소비에서,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다시 순환시키는 경험 중심의 모델로 전환될 때 에코 디자인의 혁신은 비로소 완성된다. 간단한 관리만으로도 물건의 수명을 늘리고 또 다른 쓰임으로도 순화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에코 디자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제는 소비자에게 무조건 아껴 쓰라는 인내를 요구하기보다, 물건 선택의 단계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기능과 디자인을 추구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기후위기를 직면한 AI시대의 기능과 디자인은 더욱 그 경계를 무너뜨린다. 그 쓰임이 오래 지속되고 재탄생될 수 있는지, 그 순환의 깊이가 디자인의 품격이다.
<My Own Planet, Always Being Together>
지구를 대체할 행성은 없다. 하나뿐인 이 행성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창의적인 에너지를 발휘해야 할 때다. 기후 위기가 나쁜 결과로 귀결된다면, 단 하나뿐인 지구는 돌이킬 수가 없다. 그 때문에 기후 위기는 단순히 기상학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시각으로 함께 이야기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 마이 오운 플래닛은 이러한 기후 위기의 신호에 귀 기울이며, 지구의 시스템을 시각화하고 실천으로 이어가는 일상 속 기후 행동 캠페인이다.
[글로벌에픽 신승윤 CP / kiss.sf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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