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Company

공정위, 렌터카 1·2위 '롯데-SK' 결합 불허 왜?

사모펀드 인위적 시장 왜곡 가능성 … 경쟁제한·요금인상 우려

2026-01-26 14:31:04

공정위, 렌터카 1·2위 '롯데-SK' 결합 불허 왜?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가 렌터카 시장 1·2위 업체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사실상 결합하려는 계획을 차단했다. 어피니티는 2024년 8월 SK렌터카를 인수한 이후, 지난해 3월 롯데렌탈 주식 63.5%를 약 1조8,000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진행했으나 불허 판정을 받았다. 이는 사모펀드가 동종업계 1·2위 사업자 간 기업결합을 신청한 첫 사례로, 공정위의 적극적인 시장 규제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다.

압도적 우위로 렌터카 시장 양극화 우려
공정위의 경쟁제한성 심사 결과, 단기 렌터카 시장(차량 대여 기간 1년 미만)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가장 크다고 판단됐다. 현재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각각 내륙 시장에서 17.1%, 12.2%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합산 점유율은 29.3%에 달한다. 제주 시장에서도 각각 11.1%, 10.2%를 점유하고 있어 결합 시 21.3%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3위 사업자인 쏘카와 제주렌터카의 시장점유율은 4% 이하 수준으로 격차가 현저하다. 공정위는 이러한 구조에서 "압도적 대기업 1개사 대 다수의 영세한 중소기업들"이라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제주 시장은 렌터카 총량제로 인해 신규 진입이나 기존 사업자의 차량 확대가 제한되어 있어, 향후 유력한 경쟁사의 출현 가능성이 더욱 낮을 것으로 판단됐다.

공정위, 렌터카 1·2위 '롯데-SK' 결합 불허 왜?이미지 확대보기

장기 렌터카 시장의 사실상 독점화 구조

장기 렌터카 시장(차량 대여 기간 1년 이상)도 경쟁 제한 우려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현재 점유율은 각각 21.8%, 16.5%이며, 결합 시 합산 38.3% 규모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 현대캐피탈(14.7%)과 하나캐피탈(7.5%) 등 다른 사업자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가 주목한 점은 캐피탈사들의 구조적 한계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본업 비율 제한' 규정에 따라 리스 차량 사업을 기본으로 하면서 장기 렌터카는 부수적으로만 확대할 수 있다. 이는 본업과 부업의 구분 없이 자유롭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에 비해 근본적으로 불리한 조건이다. 추가로 장기 렌터카는 차량 정비와 중고차 판매의 연계가 중요한데, 이 분야에서도 두 회사가 캐피탈사보다 월등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소비자의 과도한 요금 인상 부담 예상

공정위가 실시한 경제분석 결과, 기업결합이 허용될 경우 상당한 수준의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단기 렌터카 시장에서는 내륙 지역에서 11.85%~12.15%, 제주 지역에서 10.45%~11%의 요금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도 5.05%~5.35% 수준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두 회사 간의 직접적인 경쟁이 소멸되고, 다른 경쟁사들이 이들의 가격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렌터카 시장이 이미 한 두 업체에 의해 광범위하게 장악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결합이 소비자 부담을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모펀드의 시장 왜곡 전략 차단

공정위의 기업결합 금지 결정은 단순히 점유율 수치를 초과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모펀드의 사업 특성 자체를 고려한 구조적 판단이 포함됐다. 신용호 공정위 국제기업결합과장은 "중소기업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에서 대기업이 기업결합으로 5%포인트 이상의 점유율을 갖게 될 경우 경쟁제한성이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피니티의 사업 전략에 대한 공정위의 비판이다. 사모펀드는 일정 기간 후 매각(buyout)을 목표로 운영되는 특성상,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인 후 고가로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는 "상당 기간 서로 밀접한 경쟁 관계를 유지해 온 1·2위 사업자를 단기간에 연달아 인수하여 시장력을 확대한 후, 다시 고가로 매각하기 위해 건전한 시장 경쟁을 인위적으로 왜곡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가격 인상 제한이나 행태적 조치가 아닌 구조적 조치인 기업결합 금지를 결정했다. 이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조건부 허용을 하더라도 조건 이행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어피니티가 심의 과정에서 "단기 렌터카 요금을 일정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이하로 제한하는 등의 시정 조치를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공정위는 수용하지 않았다.

이병건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렌터카 회사 간 기업결합으로 인해 유효한 경쟁이 소멸할 우려가 굉장히 크다는 점이 많이 고려됐다"며 "단기간에 유효한 경쟁 사업자가 나타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간 결합 따른 경쟁 왜곡 차단”

이번 결정은 2024년 메가스터디가 에스티유니타스 주식을 취득하려던 기업결합 불허 이후 2년 만의 금지 조치다. 공정위는 "가격 인상 등 경쟁제한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중소 경쟁사가 다수를 차지하는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대기업 간 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쟁 왜곡을 차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사모펀드에 의한 모든 기업결합 규제의 선례로 보기는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용호 과장은 "동종업계의 1·2위 사업자의 주식을 인수하는 형태의 기업결합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의 특수성으로 인해 구조적 조치를 부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정은 사모펀드의 공격적인 시장 진입 전략에 대한 공정 경쟁 당국의 강력한 견제 신호를 보여준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리스트바로가기

epic-Graphics

Pension Economy

epic-Who

epic-Company

epic-Money

epic-Life

epic-Highlight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