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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정기선 회장-빌게이츠, 5개월 동안 두 번 만남 왜?

SMR 상용화 실행방안 논의 … 글로벌 에너지 전화 주도 결의

2026-01-23 10:54:56

HD현대 정기선 회장-빌게이츠, 5개월 동안 두 번 만남 왜?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6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립자 겸 회장을 만나 차세대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을 주제로 19일부터 23일까지 전 세계 정·재계와 학계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로 진행되었으며, 정 회장의 참석은 2023년부터 이어져 올해로 네 번째다.

이번 만남은 에너지 산업의 미래가 결정되는 현장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전 세계 빅테크 기업과 에너지 기업들이 소형모듈원자로(SMR)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직접적인 기술 협력을 진행 중인 두 리더의 만남은 SMR 상용화를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신호탄이 되었다.
5개월 만의 재회, 가속화되는 SMR 협력

정기선 회장과 빌 게이츠 회장의 만남은 지난해 8월 서울에서 SMR 공급망 확대와 상업화 진행 상황을 점검한 이후 5개월 만에 이루어진 후속 회동이다. 양사는 이번 회동을 통해 테라파워가 추진 중인 SMR 사업의 최근 성과를 공유하고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23일 HD현대 공식 SNS를 통해 밝혔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두 번째 회동을 갖게 된 배경에는 테라파워와 HD현대 간 협력이 단순한 지분 투자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공급망 구축' 단계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정기선 회장과 게이츠 회장은 나트륨 원자로의 공급망 확대와 상업화를 위한 진행 상황을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양사의 협력이 단순 투자 관계에서 벗어나 핵심 기술 파트너로서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테라파워, 메타와 원자력 공급계약 체결

테라파워의 최근 성과는 SMR 산업의 급속한 전진을 보여준다. 테라파워는 2025년 12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주요 안전성 평가를 당초 계획보다 한 달 앞당겨 통과하며 기술적 신뢰도를 확보했다. 특히 2026년 1월에는 빅테크 기업인 메타(Meta)로부터 대규모 원자력 발전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메타는 2032년까지 최대 690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원자로 2기 개발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2035년까지 추가 원자로 6기에 대한 에너지 구매권을 확보했다.

이는 AI 산업의 급속한 확장에 따른 막대한 전력 수요가 원자력, 특히 SMR에 집중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차례로 SMR 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라파워의 기술 수준이 업계의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HD현대, 핵심 파트너로 제작 인프라 지원

HD현대는 테라파워의 핵심 파트너로서 실질적인 제작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다. HD현대는 2022년 11월 테라파워에 3천만 달러를 투자한 후,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테라파워 SMR 파일럿 프로젝트의 제작 및 건설 공정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2024년 12월 나트륨 원자로에 탑재되는 원통형 원자로 용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2025년 3월에는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관련 협약'을 체결해 협력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이는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상업화 단계에서의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양사의 협력 모델은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SMR 공급망 구축'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나트륨 원자로 기술의 경쟁력과 미래

테라파워가 개발한 나트륨 원자로는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방식의 SMR로, 현존하는 SMR 중 기술적 완성도가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해 고속 중성자 핵분열에서 발생한 열을 효율적으로 냉각하고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여러 차별화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첫째, 기존 경수형 원자로 대비 핵폐기물 용량이 약 40% 적어 환경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둘째, 기가와트급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결합해 전력 수요에 따라 발전량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부하 추종 운전이 가능하다. 이는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와의 보완적 결합에서 강점을 지니는 특징이다. 셋째, 높은 열효율과 안전성을 갖추고 있어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인프라가 필요한 산업 현장의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

테라파워는 미국 와이오밍주에 2030년 완공 예정인 세계 최초 상업용 SMR 플랜트를 건설 중이며, 이는 미국 기업 중 4세대 SMR 착공을 진행 중인 최초의 사례다.

다보스포럼에서 에너지 전환 비전 공유

이번 만남은 단순한 협력사 간의 실무 회의가 아니다. 정기선 회장은 다보스포럼 기간 중 주요 공식 세션에도 참석해 글로벌 리더들과 AI가 만들어낼 산업 전환, 에너지 전환의 핵심 축으로 부상한 AI의 역할, 지정학적 변화에 따른 글로벌 성장 둔화 가능성과 이에 대한 전략적 대응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기선 회장과 빌 게이츠의 만남은 AI 시대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의 구체적 사례로 의미가 있다. 두 리더는 SMR이 단순한 에너지 기술이 아니라 AI 시대를 주도할 핵심 인프라임을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의 조선·해양 기술력과 미국의 첨단 원자력 기술이 결합될 때 글로벌 에너지 문제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정 회장은 같은 기간 세계적 엔터프라이즈 AI 기업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창업자 겸 CEO 알렉스 카프와도 만나 양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기로 하는 등,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서의 위상을 강화했다.

한국 산업의 새로운 기회

정기선 회장의 이번 다보스포럼 방문과 빌 게이츠와의 만남은 한국 산업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SMR은 단순한 에너지 기술을 넘어 AI 시대의 인프라 경쟁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한국의 조선·해양 기술이 이러한 미래 기술의 상용화에 필수적이라는 점이 국제적으로 인정되고 있다는 뜻이다.

HD현대와 테라파워의 협력이 심화되면서 한국의 제조 인프라가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최전선에 위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테라파워의 와이오밍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이는 글로벌 SMR 시장의 표준을 설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여기에 참여하는 HD현대의 위상도 함께 높아질 것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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