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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태국 총리 예방한 이유는?

베트남 성공 사례, 동남아시아로 확대 … 도시개발에 한류문화 심는다

2025-11-20 10:14:54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왼쪽)과 태국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오른쪽)가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왼쪽)과 태국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오른쪽)가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지난 11월 18일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태국 방콕의 정부청사를 찾아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를 예방했다. 단순한 인사 차원의 외교 활동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 방문의 이면에는 대우건설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펼치고자 하는 야심 찬 계획이 담겨 있다. 베트남에서 성공한 신도시 개발 모델을 태국으로 확대하고, 한류 문화를 기반으로 한 도시개발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려는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하노이에 여의도 2/3 크기 거대 신도시 건설
대우건설이 태국 총리를 예방한 가장 큰 이유는 베트남에서의 성공적인 신도시 개발 경험을 활용하려는 의도이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약 186만 평방미터 규모의 '스타레이크시티'를 조성하고 있다. 여의도 면적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이 거대 신도시 프로젝트에는 지난해까지 총 31억 달러(약 4조3,100억 원)가 투자됐다.

스타레이크시티는 대우건설이 1991년 베트남 진출 이후 3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 토지보상, 인허가부터 시공, 분양, 나아가 도시 관리와 운영까지 모든 것을 독자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단순한 건설사를 넘어 종합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을 입증한 것이다. 1단계 사업은 이미 마무리됐으며, 2단계 사업이 현재 진행 중이다. 입주자들 사이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으며, 입주 당시 약 5억 원대였던 아파트 가격이 4년 만에 15억 원대로 3배 상승했을 정도다.

정원주 회장은 이러한 베트남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회장 취임 이후 2022년부터 현재까지 15개 국가를 19회 이상 방문하며 해외 시장 개척에 직접 나서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정 회장은 베트남 다음으로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에도 투자자로 승인받았으며,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에서도 또 다른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류 콘텐츠와 건설의 융합: K시티 프로젝트

정 회장이 태국 총리와의 만남에서 제시한 핵심 아이디어는 '한류에 기반한 개발사업'이다. 단순한 주거시설 건설을 넘어 K팝, K뷰티, K푸드, K클리닉 등 한류 문화콘텐츠를 핵심으로 탑재한 신도시 조성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칭해 'K시티'라고 부르고 있다.

정 회장은 구체적으로 K컬처를 공연할 수 있는 아레나 건설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레나를 핵심 시설로 하면 K팝 공연은 물론 K뷰티 쇼룸, K푸드 레스토랑 거리, K클리닉 등 다양한 연계 사업 확장을 유치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단순히 건축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한류라는 문화적 가치를 도시 공간에 구현함으로써 상업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한류의 인기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K팝 팬덤이 크고, K뷰티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으며,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수요도 꾸준하다. 이러한 토양에 한류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한다면 현지의 높은 수요를 즉시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의 표현대로라면, 베트남에서 검증된 '한국형 신도시' 모델에 한류라는 브랜드를 결합한 더욱 강화된 형태의 프로젝트인 셈이다.

마스터 디벨로퍼 전략: 한국 기업 생태계 조성

정 회장이 태국 총리 예방 때 강조한 또 다른 핵심 전략은 '마스터 디벨로퍼'로서의 위치 확보다. 대우건설이 마스터 디벨로퍼가 되어 신도시를 주도적으로 개발하면, 다른 한국 기업들이 대우건설을 믿고 추가 투자를 하게 된다는 논리다. 이를 정 회장은 "더블, 트리플 외화투자로 이어지는 효과"라고 표현했다.
이는 매우 전략적인 접근이다. 베트남의 스타레이크시티 성공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스타레이크시티에는 삼성전자가 R&D센터를 설립했고, CJ 그룹 등 여러 한국 대기업들이 상업용지를 매각받아 진출했다. 대우건설의 신도시 개발 역량과 신뢰도가 다른 한국 기업들의 투자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마스터 디벨로퍼 전략의 핵심은 한국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할 때보다 대우건설이 이끄는 신도시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 인허가부터 인프라 구축, 안정적인 거주 환경 조성까지 모든 것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우건설이 마스터 디벨로퍼로서 태국에 K시티를 조성하면, 이는 한국 기업들의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이 마스터 디벨로퍼가 되면 타 한국 업체들이 대우건설을 믿고 추가 투자를 하게 되는 이른바 더블, 트리플 외화투자로 이어지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건설 수주를 넘어 한국의 해외 경제활동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다.

태국 정부의 긍정적 반응, 사업화 가속화

정 회장의 이러한 제안에 태국 정부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한국의 베트남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우건설이 태국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해 주기를 희망한다"며 기꺼이 협력의 의지를 표현했다. 더 나아가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매우 구체적인 약속이다. 단순한 외교적 인사를 넘어 실질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태국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세제 혜택, 금융 지원, 규제 완화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의미한다. 이는 대우건설의 K시티 프로젝트가 실제로 태국에서 구체화될 가능성을 크게 높여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정원주 회장의 태국 총리 예방을 통해 대우건설의 역량과 비전을 알리고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었다"며 "단순히 건축물만 시공하는 것이 아닌 K문화를 핵심 콘텐츠로 탑재한 다양한 개발사업을 추진하여 태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도시개발 디벨로퍼로의 도약

정원주 회장의 태국 총리 예방은 단순한 외교 활동이 아니라 대우건설의 글로벌 도시개발사업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정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나이지리아, 베트남, 캄보디아, 투르크메니스탄, 인도 등 다양한 국가를 방문하며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의 목표는 명확하다. 국내 부동산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건설 디벨로퍼로서 대우건설을 도약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한 아프리카 지역,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지역을 세 곳의 축으로 삼아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대우건설은 이미 베트남에서 30년 이상의 신뢰를 구축했고, 스타레이크시티라는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이제 이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전 세계로 한류 기반의 신도시 개발 모델을 수출할 계획인 것이다. 태국에서의 K시티 프로젝트는 이러한 글로벌 확장 전략의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지난 인도 현장 방문 당시 "대우건설의 미래는 해외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해외사업 확대를 통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태국 총리 예방은 이러한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발걸음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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