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이 23일 발표한 'Global ETF Issue & Ide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테마 ETF(TIGER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 0053L0)가 10.7%, 글로벌 휴머노이드 테마 ETF(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 0035T0)가 8.3%, 미국 휴머노이드 테마 ETF(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 0038A0)가 4.1%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 시장의 휴머노이드 로봇 테마 강세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최근 "테슬라 장기 가치의 80%가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나올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머스크는 옵티머스 3세대의 손놀림이 인간에 필적할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국내 상황은 다소 다른 양상이다. 노란봉투법과 주 4.5일제 도입 추진 가능성으로 인한 로봇 수요 증가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기업들이 노동 의존도를 줄이고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로봇 도입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다만 국내 로봇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기대에 부합하는 업체는 소수에 그치고 있어, 정책 모멘텀에 따른 단기 매매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로보틱스, 뉴로메카,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주요 업체들의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25년 5억 달러 미만에서 2028년 40억 달러 규모로 약 10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범용 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미중 기술 경쟁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면서 시장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 다른 전략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창고·물류·제조업용 지능형 로봇과 우주 로봇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 정부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엔터테인먼트와 교육 등 상대적으로 낮은 사양의 대중적 응용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AI 로보틱스 특허 건수에서 2020년 기준 전체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양적 우위를 보이지만, 하드웨어 정밀도나 내구성, 신뢰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미국에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ARK Investment의 분석에 따르면, 로봇 가격이 1만6000달러까지 낮아지고 생산성이 10%만 향상돼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머스크는 옵티머스 가격을 2만 달러 이하로 맞추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휴머노이드 로봇이 중장기적으로 실용적인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박현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새로운 전장이 되고 있으며, 각국의 산업 정책과 맞물려 투자 테마로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다만 국내 기업들의 경우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 기대감에 의존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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