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은 4일 미국 콜로라도주 재생에너지 개발사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과 1기가와트시(GWh) 규모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SK온은 플랫아이언이 추진하는 매사추세츠주 프로젝트에 LFP 파우치 배터리를 탑재한 컨테이너형 ESS를 내년부터 공급한다.
특히 양사는 2030년까지 6.2GWh 규모의 추가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합의했다. 최종 공급 규모는 최대 7.2GWh에 달하며, 업계에서는 계약 금액을 약 2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지아 공장 라인 전환, 현지 생산으로 경쟁력 확보
SK온은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의 일부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ESS 전용으로 전환한다. 현지 양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고객 수요에 즉각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대비 크기와 무게 제약이 적은 ESS 제품에는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이 높은 LFP 파우치 배터리를 적용한다. 기존 삼원계 배터리 대비 경제성이 뛰어나 ESS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배터리 소재다.
레고 블록 방식 모듈 설계, 안전성도 대폭 강화
SK온의 ESS 제품은 기존의 큰 단위(랙) 중심 설계를 탈피해 작은 블록(모듈)을 조립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마치 레고처럼 블록을 늘리고 줄일 수 있어 프로젝트 규모나 설치 환경에 맞춰 용량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 이는 고객 맞춤형 시스템 제공이 가능한 차별화 요소다.

ESS 사업 조직 격상 후 첫 성과, 합병 시너지 기대
업계에서는 이번 대형 수주가 SK온의 체질 개선과 합병 시너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SS는 전기차 배터리보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사업으로 꼽히며, 오는 11월 SK엔무브와의 합병이 완료되면 정유·윤활유 등 안정적 현금창출 사업이 버팀목 역할을 해 적자 위험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 개선 효과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실제 SK온은 올 상반기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 사업 결합으로 약 1000억원의 현금흐름 개선 효과를 거뒀다. 11월 1일 SK엔무브와 합병까지 완료되면 자본 확충 1조7000억원, EBITDA(상각전영업이익) 8000억원 규모의 재무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SK온은 ESS용 LFP 배터리 생산으로 제품 라인업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전기차 수요 둔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안정적 성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연말 예정된 국내 배터리 ESS 장주기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해 LFP 국내 생산 계획도 수립하고 있으며, 전기차용 LFP 배터리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다수의 완성차 고객사와 수주를 논의 중이다.
최대진 SK온 ESS사업실장은 "이번 계약은 SK온이 배터리 케미스트리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첨단 배터리 기술과 현지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추가 고객사를 확보해 북미 ESS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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