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Ceo

SK이노 장용호 사장. 리밸런싱 더 속도 내겠다

“위기 본질은 본원적 경쟁력 약화” …

2025-06-19 13:09:38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SK이노 장용호 사장. 리밸런싱 더 속도 내겠다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1분기 4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SK이노베이션이 지난 5월 28일 장용호 SK㈜ 대표이사를 총괄사장으로 선임하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장용호 총괄사장은 19일 취임 후 첫 타운홀 미팅에서 "SK이노베이션이 겪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본원적 경쟁력 약화에 있다"며 강력한 체질 개선 의지를 밝혔다.

장 총괄사장은 이날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 현재 위기 상황에 대해 명확한 진단을 내렸다. 그는 "SK이노베이션 계열 회사들은 현재 사업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 기업가치 하락 등 위기를 겪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특히 위기의 원인에 대해서는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불황,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미중 갈등 등 비우호적 외부환경과 원가 경쟁력 하락, 경쟁사 대비 차별적 우위 약화 등 본원적 경쟁력 훼손으로 초래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단순한 외부 환경 탓이 아닌 내부 구조의 문제임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위기 원인은 외부 환경 아닌 내부 구조적 문제”

이에 따라 장 총괄사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며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빠르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룹 내에서 투자·인수합병(M&A) 전문가로 꼽히는 장 총괄사장의 이런 발언은 향후 자산 유동화 등 적극적인 구조조정이 예고된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의 위기감은 최근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4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배터리 부문(SK온)이 2993억원의 영업손실로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고, 화학 부문(SK지오센트릭)이 1143억원, 소재 부문(SK아이이테크놀로지)이 54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SK온의 경우 2024년 연간 영업손실이 1조127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2024년 3분기에는 배터리사업에서 분사 후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4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서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밸런싱은 생존위한 필수 과제”
장 총괄사장은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위한 3대 중점 과제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 △원 팀 역량 결집을 제시했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관련해서는 "성장과 수익성을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재편해 나가겠다"며 "리밸런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이는 부진한 사업 부문의 정리나 매각, 수익성 있는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운영 개선 부분에서는 "현장의 운영 개선 실행을 통해 밸류체인(가치사슬) 최적화, 통합 밸류 극대화, 운영비 절감 등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식으로 접근하며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운영 개선을 새롭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여 기존과는 다른 혁신적 접근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장 총괄사장의 구조조정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기 부진이 계속되는 계열사뿐만 아니라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알짜 계열사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합병한 도시가스·액화천연가스(LNG) 에너지 계열사 SK이노베이션 E&S는 올 상반기부터 도시가스 사업 자회사의 핵심 부동산 자산인 대치동 코원에너지서비스 용지 매각을 진행 중이다. 또한 핵심 캐시카우인 LNG 발전 사업과 관련된 자산 유동화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12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윤활유 계열사 SK엔무브와 미래 사업으로 낙점한 배터리 계열사 SK온 역시 리밸런싱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SK엔무브는 당초 상장 등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와 새 정부 정책 리스크 등으로 당분간은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 총괄사장은 위기 극복을 넘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초경쟁력을 갖춘 에너지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석유·화학, LNG·발전,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솔루션 영역을 아우른 에너지 사업의 글로벌 확장과 전기화 관련 성장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추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배터리 사업에 대해서는 "내실과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영역과 시장에 집중하고, 포트폴리오와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톱티어(일류) 배터리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팀 스피릿'으로 위기 극복 의지

장 총괄사장은 구성원들의 화합과 결속을 통한 위기 극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소통과 배려, 신뢰의 키워드로 전체 구성원이 원 팀이 돼 역량을 결집함으로써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조직 내부의 단합을 당부했다.

또한 "지금 필요한 것은 변화가 아닌 전환"이라며 기존의 사고와 운영방식에서 탈피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점진적 개선이 아닌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용호 총괄사장은 1989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해 19년간 근무한 후 SK㈜,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등을 거쳐 이번에 17년 만에 SK이노베이션에서 다시 일하게 됐다.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SK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구조조정·리밸런싱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SK㈜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투자·인수합병 업무를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의 실용주의적 경영 철학이 현재 SK이노베이션이 처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는 데 적합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반기 본격적인 구조조정 예고

장 총괄사장의 이번 타운홀 미팅은 취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진 것으로, 향후 SK이노베이션의 리밸런싱에 속도가 붙을 것임을 시사한다. 그는 이미 계열사별 사업보고를 마무리하고 핵심 사업 현황을 점검한 상태로, 비주력 사업 정리와 지분 매각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운영 방식 전반에도 장 총괄사장의 실용주의 기조가 반영될 예정이다. 지난 5월 초 임원 오전 7시 출근, 출장 축소 등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 SK이노베이션은 보다 실무적으로 적용 가능한 액션 플랜을 수립해 각 계열사와 부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나갈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 회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장 총괄사장의 리더십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전기화 시대의 핵심 사업인 배터리 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에너지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SK이노베이션 재도약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리스트바로가기

Pension Economy

epic-Who

epic-Company

epic-Money

epic-Life

epic-Highlight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