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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삼표그룹 '2세 승계 위한 계획적 부당지원' 정도원 회장 압수수색

75억원 일감 몰아주기 의혹

2025-05-27 15:08:51

2024년 '중처법 1호 사고' 삼표 정도원 회장 법정 출석한 정도원 회장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중처법 1호 사고' 삼표 정도원 회장 법정 출석한 정도원 회장 [연합뉴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검찰이 삼표그룹의 2세 승계를 위한 계획적 부당지원 의혹으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에 대한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삼표산업이 총수 2세 회사에 약 75억원 규모의 부당 이익을 몰아준 것이 그룹 승계를 위한 체계적 작업이었다는 판단에서다.

정도원 회장 첫 강제수사... 특경법상 배임 혐의 적용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김용식)는 2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직원 주거지와 삼표산업 등 계열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27일 확인됐다. 정 회장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정 회장이 삼표산업을 통해 장남 정대현 부회장이 최대 주주(71.95%)인 레미콘 원자재 업체 에스피네이처 제품을 시세보다 높게 구매하도록 지시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약 75억원의 부당 이익을 몰아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승계 목적의 계획적 부당지원... '일감 몰아주기' 수법 동원
검찰 수사 결과, 이번 사건은 단순한 특혜 제공이 아닌 그룹 승계를 위한 치밀한 계획의 일환으로 드러났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공받은 홍성원 전 삼표산업 대표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홍 전 대표가 그룹 내 승계계획에 따라 에스피네이처에 유리한 조건으로 분체 공급 계약 방식을 변경한 것으로 판단했다.

종전 삼표산업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하는 시장 단가에 맞춰 주문 시마다 개별적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개별 공급 계약 방식'을 채택해 왔다. 하지만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전년도 분체 시장 단가나 주문 수량 등을 고려하지 않고 연간 기준 단가대로 고정된 높은 가격에 분체를 구입했다.

삼표산업은 이 기간 동안 국내 분체 시장 거래량의 7~11%에 이르는 물량을 에스피네이처로부터 구입했다. 분체는 시멘트를 만드는 천연 광물과 화학성분이 동일한 산업 부산물로, 통상 레미콘 제조원가 절감을 위해 시멘트의 대체재로 사용된다.
2세 지배력 확대의 발판... 그룹 지배구조 재편 도구로 활용

검찰은 에스피네이처에 대한 지원이 정대현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확대를 위해 계획됐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에스피네이처는 내부거래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그룹 지주사인 삼표 지분을 계속해서 매입했다.

2023년 3월 삼표산업이 삼표를 흡수합병하면서 에스피네이처의 삼표산업 지분율은 18.23%까지 확대됐다. 이로써 정 부회장이 에스피네이처를 통해 그룹 핵심사인 삼표산업을 지배하는 구조가 완성됐다. 향후 에스피네이처가 삼표산업에 합병될 경우 정 부회장의 지배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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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지주사 역할 강화... 배당 수익으로 현금흐름 개선

에스피네이처는 삼표그룹 내에서 별도 중간지주사로 기능하고 있다. 본래 환경자원, 건설소재, 항만하역·물류 등의 사업을 영위하던 회사였지만, 2020년 분체사업부와 영천사업부를 각각 에스피에스엔에이와 에스피환경으로 물적분할하고, 2024년 4월에는 레미콘 제조사업을 에스피레미콘으로 분사하면서 지주사 성격을 강화했다.

특히 지난해 에스피네이처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90% 이상 급감한 154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34억원에서 31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주요 자회사인 에스피에스엔에이와 에스피환경이 중간배당을 개시하면서 모회사의 현금 창출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에스피에스엔에이와 에스피환경은 지난해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해 각각 130억원과 50억원을 에스피네이처에 올려보냈다. 결산배당까지 합산하면 에스피에스엔에이의 배당성향은 156.2%, 에스피환경은 233.1%로 순이익을 초과하는 배당을 집행했다.

총수 직접 관여 정황... "레미콘 사업은 회장 직보"

검찰은 일련의 과정이 정도원 회장의 주도 하에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홍성원 전 삼표산업 대표로부터 "삼표산업의 레미콘 사업과 관련해서는 정도원 회장에게 직접 보고하고 지시받아 왔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대표는 1974년 삼표그룹 계열사에 입사한 뒤 2001년부터 2019년까지 삼표산업에서 근무했으며, 2011년 12월부터 2019년 9월까지는 삼표산업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레미콘 사업부의 구매, 생산, 영업, 회계와 경영 업무를 총괄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홍 전 대표와 삼표산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후에도 총수 일가에 별도의 배임·횡령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수사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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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고발로 시작된 수사... 그룹 전체로 확산

이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로 시작됐다. 검찰은 공정위 고발 후 삼표그룹 본사와 에스피네이처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고, 이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삼표산업과 홍 전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 분석을 마치는 대로 정 회장을 직접 소환해 에스피네이처를 삼표그룹 모회사로 만들기 위해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업계의 관심은 정 회장이 재판에 넘겨질지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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