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픽 이성수 기자]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송금하는 현금 전달책 역할을 한 A씨. 법원은 사기 방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아르바이트 구인 광고를 통해 일을 구했으며, 일당으로 15~25만원의 고액을 받고 고객들에게서 대출금을 현금으로 수금한 후 이 돈을 지정하는 계좌로 송금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A씨가 전달한 금액은 약 7천여 만 원. 검찰은 A씨가 본인의 업무가 대출금 수금 절차가 아니라 보이스피싱 범행을 일부 인식했다는 점을 근거로 사기 방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사출사출신변호사로서 보이스피싱고소, 보이스피싱소송을 다수 담당해 온 법무법인 유스트 배창원 형사변호사는 “A씨 사례와 같이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속아 현금 전달책 역할을 하고, 사건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며 “현금 전달책의 경우 범행 내용이나 수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더라도, 본인의 행위가 범행을 돕는 행위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한 경우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보이스피싱에 연루된 경우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할까. 보이스피싱임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경우라도 처벌 대상이 될까.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청구를 당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보이스피싱형량부터 유형과 대응, 계좌지급 정지 해제까지. 법무법인 유스트 배창원 보이스피싱변호사와 자세히 알아본다.

Q. 보이스피싱 유형은.

(배창원 서초보이스피싱변호사) 보이스피싱은 전화, 문자, SNS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수사기관 및 금융기관을 사칭하여 계좌이체, 금융정보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금 및 계좌 보호, 범죄수사를 근거로 계좌 이체를 종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대출을 해준다면서 접근하여 신용등급 조정을 위해 계좌 정보가 필요하다고 요구합니다. 계좌 이체 내역이 필요하다면서 거액을 입금하고 이를 조직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하기도 합니다. 이는 보이스피싱 피해금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 외에도 가족, 지인을 납치했다면서 돈을 송금하라는 유형, SNS 계정을 해킹하여 지인에게 돈을 빌리거나, 상품권을 요구하는 유형 등 다양합니다.

보이스피싱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기 때문에, 금전 거래에 대해서는 특히 조심해야 하며, 의심이 들 경우 주변에 연락을 취해 확인하고, 신고하여 도움을 청하는 게 좋겠습니다.

Q. 보이스피싱 중간책으로 가담한 경우, 처벌과 대응은.

(배창원 형사변호사)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현금을 안전하게 전달해 줄 중간책을 속입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끌어들이는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고액 아르바이트로 구인하여 송금 사무 업무를 시키는 유형, 저금리 대출을 근거로 계좌 정보 등을 요구하는 유형, 환전용으로 계좌 정보를 요구하는 유형입니다.

특히 경제가 어려운 요즘, 본업 외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분들이 많은데 많이 알려진 구인 사이트를 보고 지원했다고 하더라도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할 확률이 높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단순한 업무임에도 고액을 지급한다면 의심해 보셔야 합니다.

보이스피싱조직에 가담한 경우 미필적 고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계좌 정보를 제공한 사실 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전자금융 거래법상 접근매체를 양도·양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담한 정황이 명확하여 사기죄가 인정되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미필적 고의로나마 사기를 방조한 혐의가 인정되면 사기죄보다는 감경될 수는 있으나 앞선 사례처럼 형사처분 대상이 됩니다.

Q. 보이스피싱 전달책, 처벌 대응과 계좌 지급 정지에 대한 조치는.

(배창원 검사출신변호사) 본인이 보이스피싱 전달책임을 인지했다면 수사 기관에 이 사실을 털어놓고 협조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본인이 미필적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으며, 본인 또한 피해자라는 점도 입증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또한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은 피해금을 송금·이체한 계좌를 관리하는 금융회사 또는 사기이용계좌를 관리하는 금융회사에 사기이용계좌 지급정지 등 피해 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즉 보이스피싱 전달책 역할을 한 계좌가 동결되어 사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때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하여 지급 정지 해제를 위한 사유를 증명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 수사기관에서 해당 계좌가 사기이용계좌로 이용되었으며, 주체가 아니라는 점이 인정되면 지급 정지가 해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 이의 제기 기한을 넘긴 경우에는 지급 정지 해제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이스피싱에 연루되면 금전적, 정신적 피해가 상당하며 형사 소송 외에 피해자와의 손해배상 문제도 생길 수 있습니다. 즉 상황을 신속하게 분석하고 단계별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바.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보이스피싱변호사를 찾아 상담을 받고 적극 대응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조언을 준 배창원 변호사는 법무법인 유스트 대표변호사로서, 창원지방검찰청 검사,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 검사를 지낸 검사출신변호사다. 고려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Southern Methodist University Dedman School of Law, 법학석사 (LL.M.) 과정을 거쳤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