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13차 교섭 끝에 터진 노사 갈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임금 인상안을 중심으로 13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4개월간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노조가 요구한 조건은 상당했다.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을 주 요구사항으로 내걸었고, 인사 원칙의 명문화, 그룹 내 임금 격차 해소, 격려금 지급 등을 추가로 요청했다. 더 나아가 회사가 경영·인사권을 행사할 때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조건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회사 측은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기준을 반영해 6.2% 수준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 노조의 14% 요구와는 약 8%포인트 차이가 난다. 사측은 현재로서는 대화 창구를 열어두겠다는 입장만 유지하고 있으며, 부분파업에 대해서는 가용 인력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파업의 신호탄, 자재팀의 부분 파업 결국 27일간의 교섭 끝에 노조는 행동에 나섰다. 28일부터 시작된 부분파업에는 자재 소분 부문의 조합원 60여 명이 참여했다. 자재를 소분하는 부서는 생산 체인의 핵심 부분이다. 노조는 이 부분을 겨냥해 압박의 수위를 높이기로 한 것 같다.
더욱 주목할 점은 노조의 향후 계획이다. 부분파업을 한 발의 신호탄으로 삼고, 내달 1일부터 전면파업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파업이 본격화될 경우 회사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 지휘자의 빈자리, 불편한 조합원
흥미로운 것은 박재성 노조위원장이 파업 시작 시점에 해외 휴가 중이라는 소식이다. 파업을 이끌어야 할 조직의 최고 책임자가 현장에 없다는 점이 노조 조합원들 사이에서 불편함을 낳고 있다.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는 "파업 목적이 사측과의 협상이라면, 본격 파업을 앞두고 부분 파업과 휴가 일정이 겹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일부 조합원들은 "휴가는 자유지만 첫 파업 국면에서 적절한 행보는 아니다"라는 지적도 내놨다. 특히 무임금·무노동 상태로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개인 휴가 사용 문제 삼기 어렵다 의견도
한편 노조위원장의 휴가를 옹호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법적으로 노조위원장도 근로자이며, 개인의 휴가 사용권을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논리다. 파업 일정과 휴가가 겹쳤다는 이유만으로 지도부의 한 개인에게 책임을 제기하는 것은 과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 갈등은 이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내달 1일부터 예정된 전면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생명공학 산업에 미칠 파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노조는 파업을 통해 요구조건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회사도 6.2% 수준의 임금 인상안에서 한 발도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양측이 이 경직된 입장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동시에 노조 내부의 결집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창사 이래 처음 맞는 파업이자, 국면마다 내부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조직 결속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