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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라지는 전쟁의 기억…평화 가치 잇는 신천지

바돌로매지파 화곡교회 5년간 참전용사 지원 양천구지회장 "평화는 행동으로 지키는 것"

2026-04-16 23:04:21

지난해 7월 서울 용산구 보훈회관에서 ‘사랑의 쌀 나눔 행사’가 열린 가운데 6·25 참전유공자회 강서구지회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사진 제공 = 신천지 화곡교회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7월 서울 용산구 보훈회관에서 ‘사랑의 쌀 나눔 행사’가 열린 가운데 6·25 참전유공자회 강서구지회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사진 제공 = 신천지 화곡교회
[글로벌에픽 김동현 CP] 만물이 소생하는 완연한 봄이 찾아왔지만, 생존 6·25 참전용사들의 일상은 여전히 차갑고 외로운 겨울에 머물러 있다.

“아직도 포탄 속에서 살려달라 외치는 전우들의 목소리가 생생합니다.” 6·25 참전유공자회 임정택 양천구지회장이 전하는 70여 년 전 전쟁의 기억은 엊그제 일처럼 또렷하다. 그러나 이 같은 산증인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기회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국가보훈부 자료에 따르면 6·25 전쟁 참전 국군은 약 90만 명에서 현재 3만 216명으로 96.6% 급감했다. 생존 참전용사의 평균 연령은 93세로, 이들은 여전히 충분치 않은 지원 속에서 빈곤과 고독을 견디며 노년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참전용사들의 정서적·물리적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바돌로매지파 화곡교회(담임 백도훈·이하 신천지 화곡교회)는 전쟁 세대가 사라지기 전에 그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기고 희생을 기리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부터 6·25 참전유공자회 양천구지회(지회장 임정택)와 교류하며 이어온 5년간의 여정을 되짚어본다.

신천지 화곡교회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선 ‘심리적 회복’이었다. 대표적인 활동이 ‘공기 정화 식물 나눔’이다. 전쟁이 남긴 상실의 기억을 생명과 회복을 상징하는 식물로 위로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2024년부터 월남전참전자회와 6·25 참전유공자회 강서·양천구지회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화분을 전달하고 있다.
반려 식물은 참전용사들에게 단순한 선물을 넘어 평온한 일상을 가꾸는 매개체가 됐다. 김병옥 강서구지회장은 “회원들이 가정에서 화초를 가꾸고 교감하며 큰 위안을 얻고 있다”며 “식물 덕분에 일상이 한결 밝아지고 활기를 띠게 됐다”고 전했다.

생활 밀착형 지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봉사자들이 직접 담근 김장김치 43박스를 지역 보훈단체 7곳에 전달했다. 김치 박스를 들고 각 가정을 찾은 봉사자들의 손을 한동안 놓지 않던 임정택 지회장은 “세심하게 살펴줘 큰 격려가 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들의 끈끈한 연대는 2021년 7월 개화산 충혼탑에서 열린 ‘나라 사랑 평화 나눔 행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참전유공자들과 전쟁의 기억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이 자리에서 양측은 처음 마주했다.
행사장 한편에 전시된 흑백 사진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참전용사들은 “저 때가 생각난다”며 참혹했던 당시를 회상했고, 곁에 있던 봉사자들은 그 생생한 증언에 귀를 기울였다. 이후 임진각 위령탑까지 동행하며 나눈 대화는 일회성 만남을 넘어 정기적인 교류와 봉사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신천지 화곡교회가 지난해 11월 김장 나눔 봉사를 진행해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제공 = 신천지 화곡교회이미지 확대보기
신천지 화곡교회가 지난해 11월 김장 나눔 봉사를 진행해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제공 = 신천지 화곡교회
신천지 화곡교회는 여기서 나아가 참전용사들의 경험을 다음 세대로 전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임정택 지회장을 초청해 청년 교인 40명을 대상으로 전쟁의 참상을 전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임 지회장은 “17살에 학도병으로 강원도 철원에서 중공군과 고지를 두고 싸웠다”며 “동료가 피를 흘리며 ‘살려달라’고 외치던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오늘의 평화는 과거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라며 “평화는 말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김지현(24·여·고강동) 씨는 “책으로만 보던 전쟁이 이렇게 무서운 일이었다는 걸 처음 실감했다”며 “참전용사의 경험담을 직접 들으니 지금의 일상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천지 화곡교회 백도훈 담임 강사는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가 빠르게 줄어드는 만큼 그들의 경험을 기록하고 전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참전용사들과 함께하는 연합 봉사활동과 청소년 대상 안보 교육, 전쟁 기억 행사 등을 이어가며 전쟁의 교훈이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에픽 김동현 CP / kuyes20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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