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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브그룹, 아·태 최초 한국에 금융지주 만든다

‘라이나’ 브랜드로 승부…내년 1월 출범 목표로 조지은 대표 실무 지휘

2026-03-30 09:08:56

라이나생명 조지은 대표. [사진=라이나생명]이미지 확대보기
라이나생명 조지은 대표. [사진=라이나생명]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글로벌 보험그룹 처브(Chubb)가 아시아·태평양 진출국 중 최초로 한국에 금융지주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처브그룹은 내년 1월 1일 출범을 목표로 '라이나금융지주(가칭)'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3년 ING생명을 시작으로 우리아비바생명, 알리안츠생명, PCA생명, 푸르덴셜생명 등이 차례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추세와 대비되는 행보로, 처브가 한국을 아태 지역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연임에 성공하며 2027년 10월까지 임기를 확보한 조지은 라이나생명 사장이 지주사 전환 실무를 주도하면서 경영 안정성이 뒷받침될 전망이다.

지주사 설립 배경: 경영 효율성 제고와 '라이나' 브랜드 결집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처브그룹은 내년 1월 1일 출범을 목표로 '라이나금융지주(가칭)' 설립을 추진한다. 현재 처브그룹이 국내에 보유한 라이나생명, 라이나손해보험, 처브라이프, 라이나원(GA) 등 계열사들을 하나의 체계로 묶기 위함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주사 설립은 경영 효율성 제고가 핵심 목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재 산하 계열사들 간 기능 중복이 존재하는데, 지주사 구조를 통해 이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계열사 간 불필요한 조율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국내 보험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주사 체제는 빠른 대응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처브그룹은 한국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라이나' 브랜드를 중심으로 생·손보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라이나라는 하나의 브랜드 아래 통합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 접근성이 높아졌고,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함께 상담받을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가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처브그룹은 지난 2024년 6월 1일부터 라이나생명, 라이나손해보험(구 에이스손보), 라이나원(보험대리점·GA)의 통합 브랜드 '라이나'를 론칭하며 이를 구체화했다.
이를 통해 '모든 순간 사람들이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든다'는 공동 미션과 'Spotlight on YOU'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제시하며 고객 중심의 보험 생태계 구축을 가시화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강한 신뢰: '통합 라이나' 전략과 장기 투자 의지

처브그룹은 금융지주 설립과 더불어 라이나손해보험의 조직을 강화할 계획이다. 라이나손해보험은 국내 손해보험 사업을 영위하는 처브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직원이 300명이 넘는 조직으로, 처브그룹이 2024년 6월 브랜드명을 에이스손해보험에서 라이나손해보험으로 변경하면서 통합 라이나 전략에 편입됐다. 이러한 조직 강화는 한국 시장에 대한 처브그룹의 장기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처브그룹이 라이나손해보험의 브랜드를 통합하면서 조직 강화에 나서는 것은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 투자와 책임 경영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라이나손해보험, 라이나생명, 라이나원 3사가 하나의 브랜드 아래 통합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외국계 보험사들의 한국 시장 철수 흐름과 명확히 대비된다. ING생명과 알리안츠생명, PCA생명, 푸르덴셜생명 등 최근 10여 년간 외국계 보험사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것과 달리, 처브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확실한 잔류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설립과 조직 강화를 통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면 금융당국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 시장에 대한 처브의 신뢰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와중에도 처브가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선택은 한국 보험시장의 구조적 매력을 높게 평가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조지은 대표의 역할: 3연임 성공과 지주사 전환 실무 지휘

이번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조지은 라이나생명 사장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조 대표는 2025년 10월 연임이 확정되어 2027년 10월까지 세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다. 조 대표는 모그룹인 처브그룹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으며 한국 시장과의 직접 소통 창구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수석대표를 맡고 있다. 생보업계 유일의 여성 CEO라는 타이틀도 보유하고 있다.

조 대표는 경영 성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조 대표는 2020년 대표로 선임된 뒤 업계 상위권의 순이익과 영업 이익율을 달성하며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라이나생명은 2025년 3천56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NH농협생명(2천155억원) 미래에셋생명(1천308억원) 동양생명(1천240억원) 등을 제쳤다. 특히 자산 규모는 업계 하위권이지만 순이익은 생명보험업계 상위 5위권에 위치하고 있어 '알짜 회사'로 평가받는다.

조 대표는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조 대표 체제 하에서 라이나생명은 7년 연속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험 민원 최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투명한 영업 관행과 소비자 중심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조 대표는 2027년 10월까지 임기를 확보하며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조 대표는 그룹 계열 보험사들과 함께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처브그룹의 '통합 라이나'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조 대표의 3연임 성공은 처브그룹의 한국 시장에 대한 강한 신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주사 설립의 기대 효과: 시너지 창출과 차별화 전략

특히 조지은 대표의 리더십과 '통합 라이나' 전략이 실제로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저성장 기조의 국내 보험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라이나 생·손보 통합을 통해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기존 고객의 추가 상품 판매를 촉진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TM(텔레마케팅) 중심의 라이나생명의 영업 노하우와 손해보험의 상품 다양성이 결합되면, 차별화된 보험 서비스 모델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주사 체제 하에서 라이나생명과 라이나손보는 고객 정보를 공유하고 상품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생·손보 간 중복 투자를 줄이고 고객 접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가능해진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구조는 경영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계열사 간 자원 배분의 효율성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과제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의 인허가 과정에서 어떠한 규제 조건이 제시될지, 그리고 처브라이프생명 등 비주력 계열사의 거취가 어떻게 결정될지가 중요한 변수다. 특히 금융지주회사법상 겸업 제한과 자본적정성 관리 등 까다로운 규제를 어떻게 충족할지가 성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성장성 평가와 향후 전망: 외국계 철수 속 처브의 '역발상'

처브그룹의 이번 행보는 한국 보험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에반 그린버그 처브그룹 회장은 미국 금융권에서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힌다. 한·미 양국 간 민간 경제협력 기구인 한미재계회의(USKBC)의 미국 측 회장을 맡기도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그린버그 회장이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특별히 크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 보험시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보험사는 대폭 감소했다. 생명보험 분야에선 라이나생명, 메트라이프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처브라이프생명, 푸본현대생명, AIA생명 등 6개사에 불과하다. 손해보험 분야에서는 별도 법인을 설립해 사업하는 외국계 보험사가 극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지난 2012~2013년에는 26개에 달했던 외국계 생·손보사가 10여 년 만에 급감한 것이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을 떠나는 배경은 복합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시장 성장성 둔화와 금융당국의 복잡한 규제,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가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계 생명보험사 6곳의 2025년 상반기 순이익은 2천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감소한 상황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얻는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는 가운데, 모기업들이 경영자원을 더 수익성이 좋은 다른 지역에 배치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에도 처브는 한국 시장을 선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사 설립이나 전환을 추진하면 계열사 편입과 겸업 제한, 자본적정성 관리 등 까다로운 금융지주회사법 규제가 적용된다"며 "처브가 이러한 규제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한국 시장에 남겠다는 것은 장기적 성장성을 확신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IB업계 관계자도 "이는 글로벌 보험사 중에서도 한국에 재투자 의지를 보이는 매우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외국계 철수 흐름 역행한 처브, 한국 보험시장의 미래를 바꿀까

처브그룹의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은 한국 보험시장이 외국계 자본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보험사 중에서도 한국 재투자에 나서는 사례가 극히 드문 만큼, 처브의 이번 결정은 국내 보험업계에 큰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지주사 체제가 안착될 경우 생·손보를 아우르는 통합 마케팅과 효율적인 자산 운용이 가능해져 국내 보험업계의 경쟁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보험업계 전문가는 "처브의 금융지주 전환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라이나의 시장 지배력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측했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을 떠나는 와중에도 처브가 역행하는 선택을 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한 경영 의사결정을 넘어 한국 금융시장의 미래에 대한 신뢰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처브가 까다로운 규제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금융지주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 보험시장의 구조적 성장성을 확신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는 국내 보험시장의 규제 환경과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당국의 성찰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처브의 금융지주사 설립은 단순한 경영 구조 개편을 넘어 한국 보험시장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주사 체제를 통해 라이나생명, 라이나손보, 처브라이프 등 계열사 간 시너지가 실제로 창출되고, 차별화된 금융서비스가 구현된다면 국내 보험업계의 경쟁 구도는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처브의 성공 여부가 향후 외국계 자본의 한국 시장 재진출 의사를 크게 좌우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지주사 설립 과정과 결과는 국내 금융 규제당국과 업계 전반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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