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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재선임 사실상 ‘반대’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있어” … 경영권 분쟁 ‘초박빙’

2026-03-20 11:16:51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연합뉴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고려아연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방향을 확정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19일 제5차 위원회를 열고 24일 열릴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최윤범 사내이사·황덕남 사외이사·박병욱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에 의결권을 미행사하기로 결정했다. 김보영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건과 이민호 감사위원 선임 건에는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의결권 미행사는 표를 던지지 않겠다는 의미로, 현 경영진 측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 등에 해당한다"고 의결권 미행사의 근거를 제시했다. 5.2%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선택은 이번 주총의 향방을 크게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고려아연의 주주 지분 구도는 초박빙이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약 41%의 의결권 지분을 보유해 최 회장 측 우호 지분 약 39%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국민연금(5.2%)과 소액주주(14.97%)의 표심이 경영권 귀속을 결정짓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정기 주총을 앞두고 미국 제련소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투자 전략에 대한 경영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영풍·MBK 측은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등을 포함한 주주제안을 제출해 향후 이사회 장악을 추진하고 있다. 지분율 격차가 2% 내외로 팽팽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강화된 상법 기준이 만든 변화
국민연금의 강경한 태도는 상법 개정과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에 따른 정책 전환을 반영한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12일 주주가치 제고와 기금 수익성 증대를 위해 상법 개정 취지를 반영한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3월 정기주총부터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국민연금은 상법 개정 취지를 우회하거나 일반주주 권익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 안건에 원칙적으로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정관으로 이사 수 상한을 제한하거나 감사 정원을 축소하는 안건, 자기주식을 경영상 목적으로 보유·처분하는 근거를 두는 안건이 주요 대상이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기준 강화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는 의결권 분배로 지지
흥미로운 점은 국민연금이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 관련 인사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분배해 지지한다는 것이다. 집중투표제로 부여된 의결권은 월터 필드 맥랠런, 최연석, 최병일, 이선숙 4명의 후보에 대해 각 후보 선임 안건을 상정한 주주제안자에 따라 의결권을 2분의 1씩 나누어 행사한다.
이 같은 결정은 국민연금이 고려아연의 미국 전략광물 공급망 구축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현 경영진의 지배구조 문제는 별개로 평가한다는 의미다.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는 국방부 등 미 정부 측과 함께 추진하는 핵심광물 공급망 프로젝트로, 미국과의 한미 전략광물 협력이라는 점에서 국가 전략적 가치가 높다.

감사위원 분리선출로 방어하는 고려아연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서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 도입을 핵심 승부수로 내걸었다. 이 제도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감사위원 선임 시 합산 3%로 제한하는 상법 규정이다. 영풍·MBK 측이 감사위원 선임에서는 강력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이 이사회 정원을 최대 19명까지 확대하는 안건도 추진하고 있다. 이사 수를 늘림으로써 영풍·MBK 측의 이사회 장악 시도를 어렵게 만들려는 의도다. 소액주주와 소수주주의 이사 선임 기회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 취지에도 부합하는 안건이다.

패시브 펀드의 표심이 최종 변수
국민연금이 19일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개한 것은 주총을 4영업일 앞두고 있다. 이 결정은 의결권 자문사와 다른 기관투자자, 소액주주들에게 중요한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선택이 확정됨에 따라 패시브 펀드와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방향도 함께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고려아연 주총이 올해 주총 시즌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소수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와 국가 전략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동시에 고려한 균형 잡힌 판단이 향후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 기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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