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규모의 확대는 AI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진의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에 37조7천억원, 시설투자에 52조7천억원을 집행했으나 올해는 이를 크게 넘어설 계획이다.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은 지난 18일 주주총회에서 "DS부문은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반도체 회사"라고 강조한 바 있다.
평택·용인 신규 캠퍼스 구축과 미국 파운드리 확대
110조원 투자 대부분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에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급증하는 AI 반도체 수요 대응을 위해 평택캠퍼스 내 4공장(P4) 공기 효율화 작업과 5공장(P5) 구축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평택 시설은 최첨단 반도체 생산의 허브로 기능하게 된다.
국내 생산 시설 확대뿐 아니라 해외 거점도 강화된다. 용인 클러스터 내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는 3나노 이하 최첨단 공정을 갖춘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시설의 연말 가동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 중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수급 확보를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HBM 시장 확보로 엔비디아·AMD 공급망 진입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도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월 6세대인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한 데 이어 AMD로부터도 우선 공급업체로 지정받았다. 이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핵심 부품 공급자로서의 지위를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고성능 메모리의 공급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미래 성장 분야 M&A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반도체 투자와 함께 성장 분야로의 인수합병(M&A)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첨단로봇, 의료기술(메드테크), 자동차용 전자·전기장비(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의 영역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는 반도체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주주환원으로 기업가치 제고 병행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다른 축은 주주환원이다.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잉여현금흐름(FCF) 50% 범위 내에서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올해 정규 배당 9조8천억원을 포함해 이미 집행한 금액을 제외하고도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추가 환원에 나설 계획이다. 투자 확대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추진하는 적극적인 자본 배분 전략이다.
삼성그룹 계열사도 밸류업 공시 잇달아
이날 삼성전기, 삼성생명, 제일기획, 삼성SDS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나란히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에 나섰다. 이들은 모두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에 해당하는 고배당 기업들로, 연쇄적인 공시가 진행되고 있다. 주주총회 일정을 감안하면 삼성그룹 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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