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애널리스트는 2일 "AI 사이클은 구축의 연속 과정"이라며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제시한 'AI 인프라 5단 구조'로 보면 병목 중심은 레이어1(전력·에너지)과 레이어2(반도체)로 수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세계 대비 7~8배 빠른 이익 상향
1월 세계 주식시장에서 한국, 네덜란드, 브라질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국가별 성과를 가른 결정적 변수는 '이익 창출 엔진(Earning Engine)' 유무였다. 한국의 12개월 선행 EPS 3개월 변화율은 32.3%로 세계 전체 4.8%와 비교해 7~8배 빠른 이익 상향 조정을 기록했다.
물리적 병목은 가격으로 직접 나타나고 있다. CRB 원자재 지수와 비에너지 지수는 연초 이후 각각 6.8%, 1.3% 상승했다. 구리와 알루미늄은 같은 기간 20.2%, 8.3% 올랐고, 리튬은 72.6% 급등했다. 미국 PPI 내 변압기는 최근 3개월 연율 16.2% 상승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가장 빠르게 오르는 가격은 반도체 현물이다. Dram Exchange Index 기준 최근 3개월 165.2% 상승했다.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을 현실적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전형적인 물리적 병목 상황이다.
젠슨 황의 5단 케이크, 하단 레이어 집중 수혜
젠슨 황은 다보스 포럼에서 AI 인프라를 5단 케이크로 설명했다. 에너지(그리드) → 컴퓨팅/칩 → 클라우드/데이터센터 → AI 모델(LLM) →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되는 구조다. 수조 달러 투자를 필요로 하는 '인류 최대 인프라 프로젝트'라는 평가다.
노 애널리스트는 "2023~2024년 AI 투자 초기에는 최상단 레이어인 애플리케이션과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AI 확산 속도를 결정하는 진짜 제약은 물리적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30개 글로벌 유니버스를 레이어별로 집계한 결과, 최근 6개월 기준 EPS 리비전 속도는 레이어1(에너지·전력) +9.5%, 레이어2(컴퓨팅·반도체) +55.4%로 높은 이익 모멘텀을 유지하는 반면, 레이어3(데이터센터·네트워크)은 -51.7%로 단기 EPS 훼손 구간에 진입했다.
코스피, 반도체 추가 상향 시 7,860p까지 가능
미국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은 2023년 이후 추세적으로 가속되며 팬데믹 이전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단위노동비용은 오히려 둔화되며 '임금 부담 없는 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노 애널리스트는 "생산성 개선이 지속되는 한 AI 투자는 단순한 성장 옵션이 아니라 마진과 잠재성장률을 동시에 개선하는 성격을 띠게 된다"며 "투자를 멈출 수 없는 구조적 유인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는 1월 29일 주요 반도체 기업 실적 발표 이후 550p로 상승했다. 코스피가 5,200p선에 안착했음에도 PER 부담을 10배 이하로 낮췄다.
신한투자증권은 2026년 코스피 연간 밴드를 4,500~6,000p로 상향 조정했다. 지수 하단은 이익 하향 및 PER 밴드 하단 8.7배, 상단은 중립 실적에 PER 상단 11.0배를 부여한 수치다.
반도체 이익이 추가로 20~40% 상승하는 꼬리 가능성을 고려하면 더 높은 목표가 가능하다. 반도체를 20% 상향 조정할 경우 연말 KOSPI 12개월 선행 EPS는 666.7p, 30% 상향 시 690.9p로 계산된다. 여기에 PER 11.0배를 적용하면 연내 지수 상단을 7,300~7,860p까지 높일 잠재력이 있다.
2월 코스피 밴드는 4,700~5,700p로 제시됐다. 현재 실적 기반에 PER 8.5~10.5배를 적용한 수치다.
2월 전략은 반도체 코어 유지, 위성은 실물·수출주로
노 애널리스트는 "2월 전략은 반도체를 코어로 두는 동시에 알파를 낼 대상 찾기"라며 "반도체 코어 비중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되 추격 매수보다는 눌림 구간에서 분할로 비중을 완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성 포트폴리오는 덜 오른 업종이 아닌 반복적으로 강했던 섹터에서 찾아야 한다. 2023년 이후 반도체가 주춤하거나 하락했던 시기에 기계, 조선 같은 실물·수주·설비 축과 금융(은행, 증권, 보험)이 강세를 보였다.
작년 9월 이후 '진짜 반도체의 시간'에서는 대체 리더 폭이 크게 좁아졌다. 코스피를 앞선 업종은 비철(+13.2%), 상사·자본재(+11.1%), 자동차(+1.9%)에 불과했다. 반면 필수소비재, 화장품, 호텔·레저 등은 50%포인트 이상 언더퍼폼했다.
추천 위성 전략은 △반도체 주춤 시 반복적으로 강했던 실물(기계, 조선) △국내 정책 수혜(배당, 자사주, 지주사) △수출형 소비재(화장품, 엔터·레저, 필수소비재) 등이다. 특히 원화 약세 레버리지를 누릴 수 있는 수출주 중 반도체 강세 피해를 본 필수소비재(수출주), 호텔·레저, 화장품이 주목할 만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1분기 중 배당 정책 개선과 상법개정안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은행, 증권, 지주사도 고려 대상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