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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상법 개정안 핵심..."자사주 처분 결정권 주주에게"

강제 소각 아닌 주주총회 승인 체제로 전환

2026-01-23 09: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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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3차 상법 개정안이 자사주 제도의 판도를 바꾼다.
무조건적 소각이 아닌 주주총회 결정 체제로 전환하면서, 자사주 처리 권한이 이사회에서 일반주주로 넘어간다. 더욱이 자사주를 '자산'이 아닌 '자본'으로 명확히 규정하며 담보 제공과 사채 발행까지 금지했다. 하지만 시장의 진짜 관심사는 올해 상반기 나올 '세제 합리화 방안'이다. 과거 취득분에 대한 소급 적용 여부에 따라 일부 기업은 거액의 법인세 폭탄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운명, 주주총회가 결정한다

이번 3차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자사주 소각을 무조건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처리 방향을 주주들이 결정하도록 한 데 있다. 개정안은 자사주 취득 후 1년 이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되, 경영상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보유를 허용한다.

중요한 것은 보유 조건이다. 임직원 보상, 우리사주제도 운영,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필요한 경우에는 자사주를 계속 보유할 수 있지만, 회사는 반드시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을 작성해 매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배주주나 경영진이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고,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의미다.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은 주주총회 보통결의 사항이다. 따라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은 회사 측 의도대로 자사주 보유를 승인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자사주 비중은 높지만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은 일반주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소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주요 코스피 기업들을 보면, 신영증권(51.2%), 일성아이에스(48.8%), 조광피혁(46.6%) 등이 눈에 띈다. 이들 기업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20~40%대로 상대적으로 낮아, 주주총회에서 일반주주들의 목소리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다.

'자산'에서 '자본'으로, 자사주 본질 회귀

개정안의 또 다른 핵심은 자사주를 '자산'이 아닌 '자본의 차감 항목'으로 명확히 규정한 점이다. 이는 단순한 회계적 정의 변경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리 제한을 수반한다.

우선 인적분할 시 자사주 신주배정이 금지된다. 이는 이미 2024년 말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상장사에 적용되고 있었지만, 이번에 상법 모법에 명시되면서 법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더 나아가 개정안은 자사주를 담보로 제공하는 것(질권 설정)과 자사주를 교환 또는 상환 대상으로 하는 사채 발행까지 금지했다.

이는 자사주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자산'처럼 사용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조치다. 자사주는 주주환원이라는 본연의 목적으로만 활용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법제화한 것이다.

진짜 변수는 '세제 합리화 방안'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가 '자본'으로 규정되면, 2026년 상반기 시장의 화두는 이를 뒷받침할 세제 개편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정부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자사주 거래를 '자본거래'로 인정하여 처분 이익을 익금불산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사주 처분을 자산매각이 아닌 주주환원으로 보아 법인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혜택이 과거 취득분에도 소급 적용될지 여부다. 시장에서는 3차 상법 개정 이전에 인수합병 등으로 취득한 자사주에도 과세 혜택이 적용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합병 과정에서 '사업상 활용'을 조건으로 과세이연 특례를 받은 기업들의 경우, 자사주 소각 의무화로 특례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연됐던 법인세가 일시에 부과되는 재무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대신증권 이경연 애널리스트는 "소각 의무화는 과거 보유분까지 소급 적용되는 반면, 세제 혜택은 개정 이후 행위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법조계 우려가 제기된다"며 "이 경우 일부 기업은 특례 상실에 따른 세금과 함께 자사주 소각까지 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과세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시나리오 A는 과거 취득분도 자본거래로 인정해 과세이연분이 비과세로 전환되는 경우다. 이 경우 기업들은 세금 부담 없이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다.
반면 시나리오 B는 '법률 불소급의 원칙'이 적용돼 과거 취득분은 자본거래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과세이연 특례를 받았던 기업들은 특례가 상실되면서 법인세를 즉시 납부해야 한다.

이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모멘텀은 3차 상법 개정안 통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개정안은 타법 개정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상반기 세제 개편안을 확인하는 것이 자사주 소각 수혜주를 명확히 하는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결국 3차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제도의 큰 틀을 바꾸는 출발점이다. 주주 중심 거버넌스 강화와 자본 성격 명확화라는 방향성은 확립됐지만, 실제 시장 영향은 올해 상반기 나올 세제 합리화 방안에 달려 있다. 과거 취득분에 대한 소급 적용 여부가 일부 기업에게는 수천억 원대 세금 부담의 운명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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