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퇴직연금 기금형 전환을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필수 과제로 제시하면서도,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우려에 대해 명확한 선을 그었다.
"1% vs 7~8%" 수익률 격차 강조…"물가보다 낮은 건 손해"
이 대통령은 현재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을 강하게 비판하며 기금형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른 연기금들은 연수익률이 7~8%에 달하는데, 우리 퇴직연금은 1%대에 머물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수익률을 방치하는 것은 개인의 소중한 노후 자산에 손해를 끼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금을 통한 전문적 운영이 방치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점을 입증하고,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퇴직연금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복잡한 연금 체계를 통합하고 구조조정하는 큰 틀 안에서 퇴직연금 기금화도 속도감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 일각에서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퇴직연금 기금을 동원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에 대해서는 강력히 부인했다.
이 대통령은 "퇴직연금을 기금화해서 외환시장 방어에 쓰려 한다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그럴 의사도 전혀 없고, 시스템상 가능하지도 않다. 오직 수익률 제고와 근로자의 이익을 위해서만 추진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야당 "사실상 개인자산 국유화…정책수단으로 악용될 것"
그러나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강력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명칭은 기금화라고 돼 있지만 사실상 개인퇴직연금의 국유화"라며 "개인의 재산에 대한 자기 결정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그는 "결론적으로 기금이 정권 입맛에 맞는 운용으로 이어질 것이고 낙하산 인사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지금 환율 문제가 심각한데 국민연금공단을 환율 방어를 위해 쓰겠다는 발상이 넘쳐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만약 개인의 퇴직연금마저도 연금공단을 만들게 된다면 국가가 필요한 경우에 얼마든지 개인의 노후연금을 갖다가 쓸 수 있다는 이야기"라며 "운용 과정에 부실과 불합리한 점은 물론이고 운용실패의 책임마저도 국민에게 그대로 전가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책임과 운용 과정이 불분명한 퇴직연금 기금과 관련한 발상은 매우 전체주의적"이라며 "국민연금이 환율 방어 등 정책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처럼 악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퇴직금은 국가의 것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익률 vs 자율성…쟁점은 '신뢰'
퇴직연금 기금화를 둘러싼 여야의 충돌은 결국 '수익률 제고'와 '재산권 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의 충돌이자, 정부의 기금 운용에 대한 신뢰 문제로 귀결된다.
정부는 전문적 운용을 통한 수익률 개선을 내세우며 근로자의 실질적 이익을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은 정부가 기금을 정책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개인의 선택권과 재산권을 우선시하고 있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가짜뉴스' 논란을 직접 해명하고 '선택적 가입'을 강조했음에도, 야당이 '국유화'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이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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