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은 29일 '11월, 작은 빈 집'이라는 제목의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11월엔 내년 초를 염두에 두고 중소형주를 채워나갈 것을 권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68.5% 올라 1999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수 상승을 견인한 건 반도체로,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이 1,459조원 증가할 때 반도체 시총이 552조원 늘어 37.8%를 차지했다.
문제는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 격차가 극심하다는 점이다. 코스닥지수와 코스피의 상관계수는 0.82로 높은 편에 속하지만, 올해 코스피가 68% 오르는 동안 코스닥지수는 33% 오르는데 그쳤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 연구위원은 "2026년 실적 컨센서스가 10월 한달 동안 반도체를 중심으로 7.7%나 상향돼 이를 앞당겨 반영한 점, 유동성 환경이 풍부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내년 코스닥 시장으로 매기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는 건 무리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10월 국내 주식시장 성과를 시가총액별로 분석한 결과, 대형주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100조원 이상 종목(삼성전자·SK하이닉스)은 10월 들어 27일까지 평균 37.8% 올라 코스피 상승률 18.1%를 20%포인트 가까이 아웃퍼폼했다.
시총 100조원 미만 종목들의 구간별 평균 주가 수익률은 모두 코스피를 언더퍼폼했다. 시가총액이 작아질수록 상승종목 비율도 작아지고 평균 주가상승률도 낮아지는 사이즈 효과가 명확히 나타났다.
박 연구위원은 "벌어진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 격차가 다시 좁혀진다면 100조원 이하 구간에 종목이 차있으면서 10월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업종이 순환매로 적합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증시는 이미 2002년, 2008년, 2021년 유동성이 증가할 때 밸류에이션이 상승했던 경험이 있다. 2015년에도 M2 증가율이 10%를 웃돌았는데, 이 때 코스닥 시장이 호조를 보였다.
코스피가 4,000을 넘었지만 달러 환산으론 아직 2021년 전고점에 못 미친다. 달러 환산 코스피는 전고점까지 3.8%를 남겨둔 상태다. 외국인이 한국 시장 전체를 사기보다 반도체에 집중했고 전고점이 가까워졌다면, 전고점을 돌파한 후부턴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9~10월만큼 세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반도체 업종 PBR은 2.19배까지 높아져 +1표준편차 수준에 도달했다. 여기서 10% 남짓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건 확률 2%에 베팅하는 셈이다. 작다고 무시할 게 아니라, 이제는 '작은 빈 집'을 채워나갈 때라는 게 한화투자증권의 판단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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