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문은 단순한 격려 차원을 넘어, 퀵플렉서들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직접 파악하고, 이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기 위한 취지로 진행됐다. CPA 소속 대표들이 직접 캠프를 찾은 이번 행사는 캠프 운영 실태와 기사 개개인의 업무 환경을 면밀히 살펴보는 계기가 됐다.
현장에서는 ‘택배 없는 날’로 지정된 8월 14일에 대한 우려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자율적으로 배송 일정을 조율해온 퀵플렉서들은 일방적인 휴무 지정이 현실과 맞지 않으며, 생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사들은 주 4일 배송을 기준으로 근무하고 있으나, 해당 제도로 인해 실질 근무일이 줄어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CPA는 복지를 명분으로 한 일률적 휴무보다 기사들의 수익 구조와 근무 여건을 반영한 유연한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CPA가 자체 조사한 결과, 야간 배송 퀵플렉서 중 95% 이상이 격주 5일제 근무를 하고 있으며, 주간을 포함한 전체 기사 중 절반 이상이 주 5일 체제를 이미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퀵플렉서들이 자율적으로 휴식을 조절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도 설계에 있어 현장 중심의 유연성과 실효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배송 시스템 구조에 대한 개선 요구도 이어졌다. 1차 간선 차량에서의 소분 비율이 지나치게 낮아, 2차 소분 단계에서 기사들에게 과중한 작업이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문제는 배송 시작 지연과 체력 소모 증가로 이어지며, 전반적인 효율 저하로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CPA는 이 같은 병목 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쿠팡CLS가 소분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부담을 현장 기사에게 떠넘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캠프 내 냉방 장비 부족, 앱 오류 미조치, 이형상품 및 합포장 처리 지연, 프레시백 교체 지연 등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일부 캠프에는 선풍기나 냉방기가 설치돼 있지만, 전국적 확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CPA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PA는 이번 현장 방문에서 수렴한 문제들을 종합해 쿠팡CLS 측에 제도 개선을 정식 요청할 계획이다. CPA 관계자는 복지와 지원은 말보다 실질적인 변화를 통해 체감돼야 하며, 이를 통해서만 퀵플렉서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캠프 순회는 향후 전국 각지에서 퀵플렉서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듣고 반영하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CPA는 만약 쿠팡CLS의 개선 노력이 미진하거나 형식에 그친다면, 보다 강도 높은 대응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현장 방문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퀵플렉서 중심의 물류 환경을 정착시키기 위한 실질적 변화의 필요성을 다시금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글로벌에픽 황성수 CP / h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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