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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HMG글로벌 신주발행 무효 판결, 영풍-MBK 연합 승기

고려아연 신주발행 무효 판결로 경영권 분쟁 새 국면

2025-06-27 12:33:38

고려아연 HMG글로벌 신주발행 무효 판결, 영풍-MBK 연합 승기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서울중앙지법이 27일 고려아연의 5000억원 규모 신주발행을 무효라고 판결하면서, 75년간 이어져온 장씨와 최씨 두 가문의 동업 관계가 법정 분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영풍 측이 중요한 승리를 거두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는 이날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무효 소송 1심에서 "고려아연이 2023년 9월 13일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계열사 HMG글로벌에 발행한 104만5430주의 신주발행을 무효로 한다"고 선고했다.
75년 공동경영에서 치열한 지분 쟁탈전으로

고려아연과 영풍의 갈등은 1950년 창립 이후 75년간 공동경영을 유지해온 두 가문의 지분 구조 변화에서 시작됐다. 영풍 장씨 일가는 고려아연의 최대주주(33% 지분)였지만, 실질적 경영권은 최윤범 회장 일가(11.8% 지분)가 보유해왔다.

갈등이 본격화된 것은 고려아연이 2023년 9월 현대자동차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명목으로 HMG글로벌에 5272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부터다. 이로 인해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이 32.10%로 높아져 영풍 측 지분율(31.57%)을 역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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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파트너스 합류로 경영권 분쟁 격화

2024년 9월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사모투자펀드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을 잡고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시작한 것이다. MBK는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 지분 14.61%를 매수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영풍과의 주주간 계약을 통해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기로 합의했다.
공개매수가 성공할 경우 영풍-MBK 연합의 지분율은 최대 52%까지 확보될 수 있어, 기존 최 회장 측 경영진을 축출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고려아연 주가가 공개매수가(66만원)를 크게 웃돌면서 공개매수는 사실상 실패로 귀결됐다.

법정 공방의 연속과 복잡한 양상

경영권 분쟁은 이후 다양한 법적 공방으로 이어졌다. 올해 3월 7일 서울중앙지법은 고려아연이 임시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이 부당하다고 판결하며 영풍 측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후 다른 재판부에서는 영풍의 의결권 행사 제한이 정당하다는 상반된 판결이 나오는 등 법정 공방이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측은 각각 김·장, 세종, 케이엘파트너스 등 대형 로펌들을 선임해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판결의 의미와 쟁점

이번 신주발행 무효 판결에서 법원은 경영상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정관 해석에서 영풍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친환경 신사업을 통한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 경영상 필요로 신주가 발행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관에 명시된 '외국의 합작법인'은 고려아연의 참여를 전제로 한 외국 합작법인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이 합작법인으로 참여하지 않은 HMG글로벌에 대한 신주발행은 정관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었다. 이로 인해 최 회장 측이 확보한 우호 지분 5%가 무효화되면서 지분 구조에 다시 변화가 생겼다.

향후 소송 결과에 따라 상황 바뀔 수도…

이번 판결로 영풍-MBK 연합이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한 고지를 점령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고려아연 측은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다른 진행 중인 소송들의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다시 바뀔 수 있다.

무엇보다 국민연금공단이 보유한 7.57%의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이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고려아연의 실적과 주가 흐름, 그리고 친환경 사업 추진 계획 등이 주주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때 비철금속 업계의 모범적 동업 사례로 여겨졌던 고려아연과 영풍의 75년 파트너십은 이제 한국 기업사에 남을 치열한 경영권 분쟁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 모두 장기전을 각오하고 있는 만큼, 이번 분쟁의 최종 결말은 상당 기간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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