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픽 안재후 CP]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경쟁력 강화와 성장 기반 확충을 위해 총 1조26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이 공식 발표한 첫 번째 조 단위 투자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OLED 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OLED 신기술 개발과 생산 인프라 구축을 위해 1조2600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투자 기간은 2025년 6월 17일부터 2027년 6월 30일까지 약 2년간 진행되며, OLED의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투자 자금은 주로 차세대 프리미엄 OLED 기술이 적용된 패널과 모듈 생산을 위한 핵심 설비 및 인프라 구축에 사용된다. 회사 측은 "안정적인 기술·개발·양산 체제와 시장 수요를 철저히 검증하고 준비한 투자 결정으로, 미래 성장 동력과 수익성 강화를 동시에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파주 사업장 중심의 투자 집중

LG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를 경기도 파주 사업장을 중심으로 집중할 예정이다. 전체 투자 금액 중 약 7000억원이 파주 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OLED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파주 지역 투자는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 협력업체와의 연계 효과로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급성장하는 OLED 시장을 겨냥한 전략

이번 투자 배경에는 급성장하는 글로벌 OLED 시장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OLED 시장은 2024년 533억 달러(약 76조원) 규모에서 연평균 5%씩 성장해 2028년에는 687억 달러(약 100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기존 주력 기술인 LCD 시장은 2024년 789억 달러(약 112조원)에서 2028년까지 연평균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어, OLED로의 시장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OLED는 기존 주력 시장인 TV, 스마트폰 이외에 IT, 차량용 등에 적용이 확대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더욱 클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OLED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2024년 806억 5천만 달러에서 2032년에는 4,348억 달러로 연평균 23.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다른 전망도 있어, OLED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공장 매각 후 첫 대규모 국내 투자

이번 투자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9월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중국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CSOT에 2조2466억원에 매각한 후 진행하는 첫 번째 대규모 국내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회사는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OLED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 연구개발, 운영비 등에 활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투자는 중장기 시설투자비용(CAPEX) 계획의 일환이며, 투자와 별개로 재무구조 개선 노력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 지원과 국내 복귀 투자 혜택

LG디스플레이는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경기도, 파주시와 국내 복귀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디스플레이와 같은 국가 전략 기술 분야는 국내 복귀 시 수도권 사업장당 최대 500억원(국비 200억원, 지방비 300억원)까지 투자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투자 보조금 지원 여부와 구체적인 규모는 산업통상자원부 심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차별화 기술력으로 시장 선도 의지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해 반전의 기반을 만들었다면, 올해는 도약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며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화 기술과 제품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고객가치를 제공하고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생산 확대를 넘어 차세대 OLED 기술 개발과 프리미엄 제품 구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LG디스플레이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OLED 시장에서 확고한 선도 지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보여준다.

이번 LG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는 국가 경제 회복과 첨단 산업 생태계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조 단위 국내 투자라는 점에서 다른 기업들의 국내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을 통해 한국이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고, 관련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의 이번 투자 결정은 급변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향후 글로벌 OLED 시장에서의 성과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