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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동선 부사장 아워홈 인수 ... 3형제 승계구도 잡혔다

7개월 협상 끝 58.62% 8695억원에 사들여 ... 푸드테크 신사업 속도 낼 듯

2025-05-15 10:46:37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한화 김동선 부사장 아워홈 인수 ... 3형제 승계구도 잡혔다이미지 확대보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5일 아워홈 지분 58.62%에 대한 인수 거래 대금 지급을 완료하고 계약을 최종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주도한 인수 추진 이후 약 7개월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이번 인수로 한화는 8695억원을 투입해 아워홈을 한화 그룹의 정식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한화그룹 승계 작업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너가 갈등 딛고 인수 성사

이번 인수는 아워홈 오너가의 일부 반대와 해외 기업결합 심사 지연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아워홈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자의 손자이자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자녀(1남 3녀)가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한 기업이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회장이 한화 측에 지분을 넘기기로 한 반면,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과 차녀 구명진 씨는 지분 매각에 반대했다.

당초 한화는 구지은 전 부회장(20.67%)의 지분까지 인수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그의 반대 입장에 따라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58.62%만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과정에서 변수로 거론됐던 구지은 전 부회장의 반발은 별다른 법적 대응 없이 일단락된 상태다.
구지은 전 부회장 지분은 인수 못해

이번 아워홈 인수는 한화그룹의 승계 작업 맥락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화그룹은 최근 승계 시계가 빨라지면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각자 영역에서 사업재편의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방산·항공 분야를 장악하며 승계 구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계열사를 통해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그리고 이번 아워홈 인수를 주도한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갤러리아를 중심으로 유통·외식·레저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태양광·방산 계열사 및 금융 대비 유통·외식업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라며 "김동선 부사장은 사업 영역의 외형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아워홈 인수로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계열사들의 매출 규모는 대폭 늘어나게 됐다. 아워홈은 지난해 2조24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외형을 확대함으로써 향후 지분 정리 과정에서 김동선 부사장의 입지와 운신의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내 F&B 사업구조 전환 분기점
한화의 아워홈 인수는 단순 외형 확장을 넘어 그룹 차원의 F&B 사업구조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고급 호텔·리조트를 기반으로 외식 및 연회 사업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아워홈은 항공·병원·산업체 중심의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등 대규모 운영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B2C(소비자 대상)와 B2B(기업 대상)를 아우르는 통합 F&B 플랫폼 구축이 가능해졌다. 호텔 뷔페부터 산업체 급식까지 전 라인업을 아우르는 효율적 운영 체계가 가동될 전망이다.

이러한 F&B 사업 확장은 승계 구도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승연 회장은 이전부터 세 아들에게 각각의 사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다. 새로 확장된 F&B 사업군은 김동선 부사장의 사업 영역을 공고히 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이사회 의사록에 따르면 "F&B 사업부문 역량을 강화하고 식음·숙박사업 등 다른 사업부문과 시너지 창출 등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아워홈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김동선 부사장이미지 확대보기
김동선 부사장


김동선 부사장 '푸드테크' 전략 본격화

이번 인수를 주도한 김동선 부사장은 최근 식음료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3년 미국 프리미엄 수제 버거 '파이브가이즈'를 선보였고, 지난해 3월에는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했다. 이어 9월에는 음료 제조 전문 업체 '퓨어플러스'를 사들였으며, 최근에는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를 통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을 론칭했다.

김 부사장이 강조해온 '푸드테크' 전략 역시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데이터, 운영 노하우, 물류 시스템을 통합해 주방 자동화, 스마트 물류 등 첨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한화호텔의 고급 조리 역량과 아워홈의 산업급식 시스템이 결합하면 기술적 시너지가 예상된다.

인수 추진 과정서 전국 23개 사업장 직접 방문

김동선 부사장은 인수 추진 과정에서 아워홈 전국 사업장 23개를 직접 방문하는 열의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전국에 있는 아워홈 공장 9개와 물류센터 14개 모두를 방문해 현장 실사에 참여했으며, 10여개 급식업장을 찾아 일일이 시식하며 사업을 점검했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책정한 1조5000억원의 기업가치가 높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김 부사장은 인수 후 한화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충분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의 이러한 적극적인 행보는 그룹 내 계열사의 체계적인 정리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그룹은 최근 인적분할과 합병 등 다양한 기법을 동원해 지분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삼형제 각각의 자금 동원력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가운데, 김동선 부사장은 아워홈이라는 대형 자산을 확보함으로써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하게 됐다.

한화 관계자는 "아워홈 같은 급식·식자재 기업이 매물로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주주 간 갈등이라는 장애물이 있지만 법적으로 잘 정리하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언젠가는 시장에 나올 회사인 만큼 잘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인수 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룹 내 시너지 및 글로벌 확장 가능성

아워홈의 식자재 유통망을 한화 그룹 계열사들이 활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한화 측 입장이다.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비전 등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아워홈을 통해 해외사업 확장도 용이해질 전망이다. 아워홈은 2018년 한진중공업그룹의 기내식 서비스 업체 하코를 인수해 싱가포르, 일본, 튀르키예 등 10개국의 글로벌 항공사에 기내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1년엔 미국 우정청 구내식당 위탁 운영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경영권 방어위해 유상증자로 지분율 높일 듯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인수 직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경영권 확보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유상증자를 통한 지분율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식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 변수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가 상승에 따른 단체급식 및 외식업 전반의 수익성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 부사장은 인수 후 사업 안정화와 지속 성장을 위한 원가 구조 개선에 집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한화그룹의 승계 구도가 보다 명확해지는 가운데,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F&B·호텔·레저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화그룹 내 인적분할과 지분 정리 과정에서 각 형제의 사업 영역 확장과 자금 동원력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는 "김동선 부사장이 추진한 이번 아워홈 인수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한화그룹 승계 작업의 중요한 퍼즐 조각"이라며 "향후 그룹 내 지분 정리 과정에서 김동선 부사장의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적 결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급식과 식자재 유통에 강점을 지닌 아워홈과 함께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변화를 주도해 나가겠다"며 "한화 계열사 간 협업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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