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공개된 지난해 재계 총수들의 보수현황을 보면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단연 주목을 끈다.
한쪽은 재계 총수 중 보수총액이 가장 많았고, 다른 한쪽은 지난해보다 연봉을 삭감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주가가 급락했는데도 보수는 두둑이 챙겼다는 사실이다.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은 지난해 HS효성과 효성에서 총 323억8200만원의 보수를 받아 재계 총수 중 ‘연봉 킹’ 타이틀을 차지했다.
효성에서 받은 급여 20억원, 상여금 3억원, 특별공로금 85억원, 퇴직소득 171억9200만원 등 총 279억9200만원과 새로 출범한 HS효성에서 받은 급여 23억7500만원, 상여 20억1500만원 등 43억9000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그러나 조 부회장이 이끄는 회사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조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 이후 11만원대에서 3만원대로 70%나 급락했다. 핵심 계열사인 HS효성첨단소재 주가 역시 지난해 5월 39만원대에서 18만원대까지 약 52%나 하락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해 이마트에서 급여 19억8200만원, 성과급 16억2700만원 등 총 36억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전년보다 2.4% 줄어든 금액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지난해 회장직에 오른 이후 이마트를 흑자로 전환시키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냈지만,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연봉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지난해 15조5696억원의 매출과 12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 심화, 소비 트렌드 변화 등 유통업계가 직면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 회장 뿐 아니라 가족들도 보수삭감에 동참했다.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과 부친 정재은 이마트 명예회장은 각각 17억6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이는 전년 대비 42.3% 감소한 것이다. 두 사람이 신세계에서 받은 보수까지 포함하면 전체 연봉 감소율은 37.5%에 달한다.
그룹 관계자는 “내적으로 긴축경영 기조를 반영하고 외적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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