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에도 주요 재벌 총수들이 여러 계열사를 통해 수백억 원의 보수를 챙기는 '문어발식' 보수 챙기기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총수들은 ‘책임경영’ 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이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많은 않다.
최근 공시된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주사인 CJ와 계열사 CJ제일제당에서 총 193억7400만원을 받아 공시 기준 두번째로 보수를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측은 2021~2023년의 성과를 반영해 장기 인센티브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 계열사에서 총 178억3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의 사업보고서가 공시되지 않은 점은 감안할 때 실제 총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3년도에는 재계 총수 중 가장 많은 212억7900만원을 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계열사 4곳에서 총 139억8000만원을 받았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각각 30억6000만원, 한화솔루션에서 30억8000만 원 등 총 92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에서 51억300만원, 한진칼에서 41억5373만원, 진에어에서 9억5600만원 등 총 102억1273만 원을 받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에서 70억8700만 원, 현대모비스에서 44억3100만 원 등 총 115억1800만 원을 받았는데 올해부터는 기아에서도 보수를 받게 되어 총액이 2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주사인 ㈜LG에서만 81억7700만원을 받았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SK(주)에서 35억원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7년부터 무보수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연봉 공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지난해 6월부터 독립경영을 시작한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다. 조 부회장은 퇴직금과 특별공로금을 포함해 HS효성과 효성에서 총 323억8200만원을 받아 재계 ‘연봉 킹’에 올랐다. 이는 2023년 효성에서 받은 57억원과 비교하면 5.7배나 증가한 금액이다.
근로자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벌 총수들이 문어발식으로 연봉을 받아가는 것은 그다지 좋은 모습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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