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양행은 지난 7일,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융합단백질 YH25724(BI3006337)에 대한 계약 해지 및 권리 반환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2019년 7월 체결된 이 계약은 최대 8억7000만달러(약 1조2600억원) 규모로, 유한양행은 YH25724 물질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베링거인겔하임에게 이전하고 계약금과 개발·허가 및 매출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 기술료를 받기로 했었다. 그러나 베링거인겔하임 측은 "전략적 판단"이라는 이유만 밝힌 채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유한양행은 "기술수출로 이미 수취받은 계약금 4000만달러 및 마일스톤 기술료 1000만달러는 반환의무가 없어 재무적 손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 지급된 금액을 제외한 계약 해지 규모는 8억2000만달러(약 1조1900억원)에 달한다.
YH25724는 GLP-1(유사 펩타이드)와 FGF21(섬유아세포 성장인자 21)의 이중효능제로, 현재 일본에서 임상 1상을 완료한 상태다. 메리츠증권의 김준영 연구원은 "기술 반환 사유는 약물 문제보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FGF21 단독효능제를 개발 중인 경쟁사들이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유한양행은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수요 가능성과 임상시험에서의 긍정적인 안전성 결과에 근거해, YH25724 물질의 개발을 계속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상 3상까지 완료하고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소요될 수 있어, 연구개발비 증가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8% 감소한 유한양행으로서는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 소식이 전해진 3월 7일, 유한양행 주가는 전일 대비 4.73%(5900원) 하락한 11만8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은 이번 계약 해지에도 불구하고 유한양행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 목표가를 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준영 연구원은 특히 "유한양행의 주요 투자 포인트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3월 26~29일 개최되는 유럽폐암학회(ELCC) 2025에서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의 리브레반트 임상 3상 마리포사 최종 전체생존기간(OS)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며, 주요 부작용으로 거론됐던 피부 부작용 관련 임상 2상 코쿤 결과도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최종 OS 결과가 12개월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다면, 시장 점유율 확보에 유리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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