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경제', 글로벌 패권 지각 변동 일으킨다

2021-03-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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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차진희기자] 오늘날 데이터는 단순한 정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새로운 인프라, 비즈니스, 정치 구조를 만들어내며 사회 전반의 구조, 형태에도 영향을 준다. 글로벌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데이터의 막강한 영향력에 대해 '21세기의 원유'로 비유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글로벌 경제의 미래 성장·변화의 원동력이 '데이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담겨있다. 2차 산업 혁명이 진행됐던 19세기, 석유 확보가 국가 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처럼 미래 사회에서는 데이터 확보와 가공 역량에 따라 국제 질서가 개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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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이란 현실 세계의 사물, 환경과 동일한 쌍둥이를 가상 공간에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비드 지런터(David Gelernter) 예일대 교수는 데이터가 만들 미래 세계를 '미러 월드(Mirror World)'로 설명했다. 미러 월드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기반으로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밀접하게 연결돼 마치 거울에 비친 것처럼 연결된 사회를 뜻한다.
이때 사용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은 현실 세계의 사물, 환경과 동일한 쌍둥이를 가상공간에 만드는 것을 뜻한다. 현실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가상 공간에서 먼저 구현해 결과를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앞으로의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까? 이코노미스트는 인간이 데이터와 더욱 밀접해져 데이터에 기반한 생활권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디지털 트윈은 앞으로 나타날 변화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가 그린 데이터 경제의 미래에 대해 알아보자.

◇ 사유재이자 공공재인 '데이터'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인간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게놈 배열 순서가 최초로 밝혀졌다. 인간의 유전자 속에 담겨있는 정보를 데이터의 단위로 환산하면 약 3GB, 즉 DVD 한 장 분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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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엔 미는 질병 예측 서비스 등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 사진제공=23엔미 홈페이지 캡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23엔 미(23andMe)'는 2019년 기준 자사 고객 수가 천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DVD 한 장짜리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최소 천만 장 이상의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낸 것이다.

시장조사 기관 IDC는 2020년과 2021년에만 전 세계적으로 약 90ZB(제타바이트)의 데이터가 생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DVD 19조 장에 해당하는 데이터양이다.

데이터는 일정 부분 소유·거래가 가능한 자원이다. 23엔 미와 같이 개인의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자사 서비스에 이용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데이터는 공공재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다. 데이터를 통해 부의 창출을 극대화하려면 최대한 많이, 널리 사용돼야 한다.

이러한 사유재이자 공공재적인 성격 탓에 이코노미스트는 데이터 경제가 급속한 성장보다는 이율배반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 데이터의 미래: 집중 VS 분산

데이터 수집은 기회이자 위기다.

오늘날 글로벌 기업은 거대한 중앙 센터에 대부분의 데이터, 서버를 모아 한 번에 관리한다. 기업 측면에서는 관리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에너지 소모가 심하고 개인 정보 유출을 비롯한 프라이버시 관련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를 지닌다. 일부 기업은 이러한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데이터를 분산시켜 관리하는 '엣지 컴퓨팅'을 연구하고 있다.

차세대 경제 인프라는 '중앙 집중형 모델'과 '엣지형 모델'이 주도할 전망이다.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AWS)는 대표적인 중앙 집중형 모델이다. 중앙에 위치한 데이터 센터로 모든 데이터가 모여 저장·처리된다. 반면 엣지형 모델은 데이터 수집 장소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정보가 실시간으로 처리되도록 데이터 센터를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 '데이터 주권'과 '가상 국경'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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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주권(Digital Sovereignity)'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각국 정부는 자국민의 주권, 경제권 등을 보호하기 위해 데이터의 자유로운 흐름을 차단한다. 내국민의 데이터를 외국에서 사용할 수 없게끔 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가상 국경'을 탄생시켰다. 이제 디지털 세계에서도 국가 간 경계가 생기고, 그 경계를 넘기 위한 국가적 협력이 필요한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유럽은 개인 정보보호 규정에 따라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업이 안전장치를 갖춘 경우, 데이터 취급하는 목적지 국가가 개인 정보보호 수준을 마련하고 있는 경우에만 EU 국경을 벗어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러시아는 러시아 땅 안에 있는 서버에서만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할 수 있다. 중국은 더 엄격하다. 중국은 방대한 자국 데이터 풀을 기반으로 글로벌 데이터 흐름을 차단하고 있다.

데이터 주권과 처리 문제가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됨에 따라 향후 글로벌 경제에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차진희 글로벌에픽 기자 new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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