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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조현범 회장, 횡령·배임 징역 2년 확정

200억 기소→70억→20억만 인정 … 핵심 혐의 무죄·사익추구 유죄

2026-05-08 15: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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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회장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조현범(54) 한국앤컴퍼니 회장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이 8일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조 회장 측과 검찰이 모두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양측 손을 모두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심의 유죄 부분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배임죄의 임무위배행위 및 고의, 재산상 손해액 산정, 배임수재죄의 제3자, 수재행위 및 부정한 청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에서 시작돼 3년 넘게 이어진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사법 여정이 마무리됐다.
검찰 칼끝, 한국타이어 본사로 향하다
조 회장의 사법 시계는 2022년 11월 공정위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처음 작동했다. 검찰은 이듬해 3월 조 회장을 구속 기소했고, 제시한 액수는 약 200억원이었다. 회사 돈으로 사익을 챙기고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는 혐의가 줄줄이 따라붙었다.

핵심 줄기는 세 가지였다. 첫째, 한국타이어가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사들이면서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값을 치러 회사에 131억원 손해를 입혔다는 부당지원 혐의다. 둘째,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대표와의 친분을 앞세워 MKT 자금 50억원을 빌려준 배임 혐의다. 셋째, 법인카드 사적 사용, 운전기사 사적 동원, 차량 구입·리스 등 회삿돈을 개인 호주머니처럼 쓴 횡령·배임 혐의다.

조 회장은 2023년 3월 구속됐다가 같은 해 11월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자유 시간은 길지 않았다.

1심 법정, 9개 공소사실 중 8개가 유죄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조 회장은 2025년 5월 1심 법정에서 무거운 결과지를 받아들었다. 서울중앙지법은 검찰이 적시한 9개 공소사실 가운데 8개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3년을 선고하며 그를 다시 법정구속했다.

유죄로 인정된 항목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리한에 대한 50억원 대여 혐의였다. 여기에 개인 사익 추구 행위들이 더해졌다. 본인이나 지인이 사적으로 쓴 계열사 법인카드 대금 약 5억8000만원을 회삿돈으로 메운 혐의, 한국타이어 운전기사를 배우자 전속 수행기사로 부려 4억30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혐의가 인정됐다. 계열사 임원 박모씨와 짜고 개인 차량 5대를 한국타이어 계열사 명의로 사거나 리스해 5억1000만원과 차량 사용 이익을 본 혐의, 개인 이사비용과 가구비를 회삿돈으로 처리해 2억6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모두 유죄였다.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조 회장 지인에게 아파트를 무상 제공한 부분은 배임수재죄로 묶였다.
다만 검찰이 가장 무게를 실었던 MKT 부당지원·131억원 손해 혐의는 1심에서 이미 무죄가 선고됐다. 결과적으로 1심이 인정한 횡령·배임 액수는 리한 50억원과 개인 사익 추구분 약 20억원을 합쳐 약 70억원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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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에서 1년 감형··· '경영 판단'과 '사익 추구'의 경계
법정 구속 상태로 항소심을 맞은 조 회장에게 2심은 한 발짝 물러섰다. 재판부는 리한 50억원 대여 혐의를 무죄로 뒤집으며 형량을 징역 2년으로 1년 감형했다. 핵심 근거는 담보 가치였다. 2심 재판부는 "계열사 자금이 지원된 회사의 공장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담보로 확보했고 그 실질적 담보 가치가 50억원을 상회한다"며 "회사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금전 대여 행위가 곧바로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검찰 기소액 200억원은 1심에서 70억원으로, 다시 2심에서 20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검찰 주장의 10분의 1만 법원에서 인정된 셈이다.

법인카드·차량·운전기사 등 사적 유용 부분은 그대로 유죄로 유지됐다. 2심 재판부는 선고 당시 "기업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높은 준법의식을 고려할 때, 경영 공백으로 인한 위험이 있다 하더라도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것은 기업 문화 개선에 부적절하다"며 오너의 도덕적 해이를 강도 높게 질책했다. 수백억원대 계열사 부당지원은 '경영상 판단'으로 폭넓게 인정해 무죄로 두면서도, 개인이 누린 외제차·법인카드 사익에는 예외 없이 실형으로 답한 셈이다. 함께 기소된 임직원 박모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고, 양벌규정으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타이어 법인은 무죄가 확정됐다.

9월 출소 시계와 미등기 회장 체제
확정 판결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의 3년 넘는 사법 리스크는 일단 매듭이 지어졌지만, 지배구조 숙제는 그대로 남았다. 조 회장은 2025년 5월 1심에서 법정구속된 이후 실질 복역 기간을 채우면서 올해 9월 만기 출소가 예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조 회장은 이미 지난 2월 20일 한국앤컴퍼니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하며 미등기 회장 체제로 전환했다. 박종호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뀌었으나, 조 회장은 최대주주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그룹 지배력에는 실질적 변화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3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주주연대가 제안한 '조 회장 보수 0원' 안건과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이 모두 부결되며 회사 측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검찰이 겨눴던 200억원과 법원이 인정한 20억원 사이의 간극, 그리고 미등기 회장이라는 우회로는 한국 재계 지배구조 논의에 또 하나의 사례를 남기게 됐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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